[증권]"기업퇴출,증시에 큰 영향 없을듯… 외국인반응 변수"

  • 입력 2000년 11월 3일 17시 09분


"이번 기업구조조정은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 없다"

3일 뚜껑이 열린 정부가 부실기업 명단을 본 증시 전문가들의 한결같이 이같이 전망하며 증시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평가했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증시가 안정세를 찾는데다, 반도체 경기에 대한 전망이 호전쪽으로 바뀔 조짐을 보이고 있어 국내시장 내부의 자생력을 강화한다면 '상승쪽에 무게비중을 둘 수 있다'는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이번 기업퇴출이 어느 정도 증시의 불확실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데다 공급물량은 줄어드는 반면 연기금 편입 등으로 수요 여건은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도 향후 전망을 '장미빛'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국제유가와 유로화가 더 이상 요동치지 않는 등 정치 및 국제자금시장의 불안정성이 안정세를 찾는다면 지수 600돌파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전문가들은 현대건설과 쌍용양회 등 하이라이트를 이루는 부분에서 해당 기업과 채권 은행단 간에 깔끔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과 퇴출로 예상됐던 중견기업들이 모두 회생했다는 점은 향후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로부터 기업퇴출에 따른 향후 증시전망을 들어본다.

◆나민호 대신증권 투자정보 팀장=생각보다는 퇴출기업의 규모가 크지 않아 약간 실망적이다. 은행의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에 퇴출발표가 호재가 될 수는 없지만 시장을 눌러왔던 악재가 해소되는 단계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퇴출을 계기로 우리시장에서도 적자생존의 원칙이 자리잡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하루빨리 자금시장의 동요를 안정시키는 정부대책이 시행되면 증시는 에너지를 축적하며 상승추세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 98년 6월의 1차 구조조정 뒤와 같은 랠리는 없을 것이다.

◆정재환 마이애셋자산운용 펀드매니저=이번 장이 상승추세에 있는 것이 분명하다. 오늘의 기업퇴출 발표와 관계없이 시장 상황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외국인이 오늘의 기업구조조정 결과를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다. 외국인들이 실망감을 표현할 수도 있다. 퇴출예상 중견기업들이 회생으로 돌아간데 대한 살망감이다.

그러나 시장의 불확실성 제거한데다 향후 효율적인 자원배분 등 수익을 가져오는 자금으로 운용이 가능해진 점을 감안하면 시장에 호재가 될 수 있다.

◆유남길 현대증권 조사부장=기업퇴출을 증시의 호재, 악재로 단정할 수는 없다. 기업구조조정은 하루아침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상당한 시간과 고통을 수반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중간 중간에 어려운 문제도 나타나게 될 것이다. 오늘 주가가 오른 것은 정부의 구조조정이 옳은 방향을 잡았다는 데 대한 환호가 아니라 바닥권이라는 인식이 확고한데다 미국증시에서 반도체 주가가 오른 원인이 더 크게 작용했다.

그러나 주가자체의 움직임과 해외시장 변수를 감안하면 연말까지 지수의 추가상승은 있으리가고 본다. 외국인의 반응이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지수 600 돌파는 가능할 것이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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