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Business]바이오株 보물찾기

  • 입력 2000년 10월 31일 19시 04분


1999년 가을부터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이 ‘유전자’라는 말이 이름 속에 포함된 기업의 주식에 우르르 몰려드는 현상이 벌어졌다. 그리고 이 덕분에 일부 ‘유전 게놈에 관한 연구(게노믹스·Genomics)’와 관련된 주식은 그 가치가 무려 네 배 이상이나 뛰어오르기도 했다.

투자자들은 질병의 유전적 원인을 밝히는 학문인 게노믹스가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약의 개발로 이어져 많은 이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증권 분석가들은 게노믹스 산업이 아직 걸음마 단계라서 대부분의 게노믹스 관련 회사들이 앞으로 3∼5년 동안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침내 올 초에 주식시장 전체가 비틀거리기 시작하자 투자자들은 처음 몰려들 때처럼 빠른 속도로 게노믹스 관련 주식에서 손을 떼기 시작했다.

6월에 인간의 게놈이 해독되었다는 발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게노믹스 관련 주식들의 값은 아직도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이다.

그런데도 여러 게노믹스 관련기업들이 기업을 공개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에게는 게노믹스 회사들 중 어떤 회사를 골라 투자를 할 것인지 결정하는 일이 유전자를 직접 조사해서 가려내는 것만큼이나 복잡하고 어려운 일인 듯하다.

내과 전문의이며 드레스드너 RCM 바이오테크놀로지 펀드의 공동 관리자인 카밀로 마르티네스 박사는 “가장 기본적인 문제는 이 회사들이 정확히 무엇을 하는 곳인지, 그들이 장기적으로 어떤 사업모델을 갖고 있는지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프루덴셜 증권의 생명공학 분야 분석가인 찰스 던컨은 게노믹스 기업들이 대략 네 개의 분야로 나누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분야에 속하는 것은 DNA 서열분석기 등 연구 도구를 공급해주는 기업들이다. 두 번째 분야의 기업들은 유전자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서 제약회사들에게 공급해주고 있는 회사들이다. 세 번째 분야의 기업들은 생명공학회사나 제약회사와 계약하고 연구를 하는 기업들이다. 그리고 네 번째 분야의 회사들은 직접 더 좋은 진단방법이나 약을 개발하는 회사들이다.

뮤추얼펀드인 게노믹스펀드닷컴(GenomicsFund.com)의 스티븐 뉴비는 투자자들이 요즘 네 번째 분야의 기업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첫 번째에서 세 번째 분야에 속하는 기업들의 주식은 예전에 기록했던 최고치에서 65∼70% 떨어진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직접 약을 개발하는 기업들의 주식은 예전의 최고치를 경신했거나, 예전의 최고치에 거의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금도 투자자들에게 신중을 기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뉴비는 “게노믹스는 앞으로 20∼50년 동안에 걸쳐 어떤 식으로 결말이 맺어질지 모르는 잠재력을 갖고 있는 산업”이라면서 “지금 당장 이 분야에 모든 돈을 투자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http://www.nytimes.com/2000/10/29/business/29GENO.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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