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겨 심은 지 10년 된 사무실 앞 정원의 잣나무가 말라 죽어가고 있었다. 하는 수 없이 나무를 베어낸 뒤 밑동을 파보았다. 나무를 옮겨 심을 때는 뿌리 부분의 흙을 둥근 공 모양으로 감싸주어 원래 뿌리가 있던 부분의 흙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 때 새끼나 고무줄로 흙덩어리를 감싸는 게 보통인데 새끼는 썩기 때문에 지장이 없다. 그러나 고무줄은 썩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뿌리를 조여서 나무가 자라지 못하게 해 결국엔 죽게 만든다. 정원의 잣나무도 고무줄로 둘러싸여 있었다. 나무를 옮겨 심을 때 고무줄로 뿌리 부분을 감쌌다면 심을 때 풀어줘야 한다. 나무를 관리하는 사람들의 세심한 배려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