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가 22개월만에 최저치 마감 504.73 …코스닥도 4p급락

  • 입력 2000년 10월 30일 15시 32분


종합주가지수가 22개월만에 최저치,코스닥은 19개월만에 최저치로 마감했다.

30일 거래소에서 종합주가지수는 반도체 통신 등 지수관련 대형주와 종목별 하락세가 진행되면서 은행업종을 제외하고 대부분 업종이 내림세로 거래를 마쳤다.

현대그룹의 외자유치 기대감이 AIG 그린버그 회장의 방한 연기로 실망매물이 쏟아졌고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컸다.

지수는 전주말대비 10.61포인트 하락한 504.73으로 마감,98년 12월5일(490.71)이래 22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도 로커스 새롬기술 리타워텍 등의 하한가에다 한통프리텔 등 대형주의 잇단 약세속에 전거래일대비 4.19포인트 급락한 74.18로 마감했다.이는 지난 99년 3월5일(74.02)이래 19개월만의 최저치다.

시장관계자들은 미국의 경기둔화와 함께 국내 경기둔화, 현대그룹 외자유치 실망감, 미국 반도체 주가 하락 및 국내 IMT-2000 사업 관련 정책불확실성 등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의 금융주 강세로 외국인들이 국민, 주택, 신한 등 우량주를 일부 매수한 데다 국내 금융지주회사, 우량은행간 합병, 기업퇴출 추진 등으로 저가 은행주에 갈 데 없는 매기가 쏠리면서 지수낙폭이 줄었다.그러나 당일 청산 매물 출회로 지수방어에는 역부족이었다.

미래에셋투신운용의 한 펀드매니저는 “반도체와 통신의 매도 속에서 미국의 경기둔화로 세계적인 금융긴축이 끝났다는 기대감으로 외국인들이 우량은행주를 매수했다”면서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구조조정 기대감보다는 미국 은행주 상승 영향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신영증권의 관계자는 “삼성전자 등 반도체 주식 약세에다 SK텔레콤 등 IMT-2000 사업 관련 정책 불확실성으로 지수관련 대형주가 하락세를 보여 은행주가 장세를 지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은행주와 증권주가 아직 시장의 대체군으로 등장하기에는 시장리스크가 많은 상황이어서 향후 반도체 가격이 상승 반전하지 않고, 통신주도 IMT-2000 사업자 선정이 이뤄질 때까지 상승모멘텀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시장의 전망이다.

이날 거래소 거래량은 은행주의 거래에도 불구하고 2억8298만주에 그쳤고, 거래대금도 1조2935억원에 불과했으며, 하락종목이 652개(하한가 42개)로 상승종목 172개(20개상한가)를 압도했다.

외국인들은 331억원, 개인들은 122억원의 순매수를 보였으나 기관들이 495억원의 순매도를 보였고, 프로그램 매도액이 691억원에 달하면서 247억원의 매수세를 눌렀다.

한편 코스닥의 한국디지털라인(KDL) 사태의 후속 영향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코스닥시장 역시 연중최저치가 무색하게 주가가 급락, 투자심리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코스닥 거래량은 1억7483만주, 거래대금은 9302억원으로 1조원에도 못미쳤다. 하락종목이 483개(하한가 129개)로 상승종목 83개(상한가 24개)를 6배 가량 웃돌았다.

외국인들이 54억원, 개인들이 102억원의 순매수를 보였으나 매수규모가 크게 줄었고, 기관들은 135억원의 순매도를 보였다.

선물 12월물은 외국인들의 매수우위로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코스닥과 거래소의 약세로 장 후반 밀리면서 62.80으로 전일비 1.40포인트 하락한 채 마감했다.

이기석 <동아닷컴 기자> dong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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