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하동 농경지 유출 바닷물 '비상'

  • 입력 2000년 10월 13일 02시 55분


경남 하동군 금성면 가덕리 한국전력공사 하동화력본부에서 대대적인 ‘바닷물 퍼담기 작전’이 벌어지고 있다.

10일 오전 화력발전소내 석탄재 처리장의 내륙쪽 제방이 공사중 무너져 내리면서 인근 농경지로 유출됐던 100만t가량의 바닷물을 다시 석탄재 처리장으로 회수하기 위해서다.

한전측은 12일 오전부터 대형 양수기 40여대와 파이프 라인을 설치, 바닷물을 석탄재 처리장에 퍼담는 작업을 벌이는 한편 전국 발전소에 양수기 지원을 요청했다.

당초 하동군 금성면 가덕리와 궁항 고포 갈사리 일대 180㏊의 논을 침수시켰던 바닷물은 시간이 지나면서 주변으로 확산돼 직간접 피해면적이 400여㏊로 늘어났다.

한전은 농경지로 유출된 바닷물을 발전소 앞 남해바다로 빼내려 했으나 하동군 금남면과 남해군지역 어민들이 “석탄재가 섞인 바닷물이 유입될 경우 30㏊가 넘는 양식장을 못쓰게 된다”며 보상약속을 먼저하라고 요구, 협상이 결렬됐다.

농경지에 흘러든 바닷물을 장기간 방치하면 땅속에 염분이 남아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정도 정상적인 농사가 어렵게 돼 수백억원대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게 농민들의 주장. 이 때문에 한전은 어민들과의 협상을 계속하면서 궁여지책으로 바닷물을 퍼담고 있다.

그러나 바닷물을 완전히 퍼담는데는 일주일 가까이 걸리는데다 석탄재 처리장의 저수용량에도 한계가 있어 어민들과의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발전소 인근 농경지의 황폐화가 우려된다.

<하동〓강정훈기자>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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