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장종훈, 첫 300홈런 '신화'

  • 입력 2000년 10월 6일 23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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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경기마다 1개의 홈런을 치는 타자가 국내에 몇 명이나 될까.

한 시즌동안 그렇게 하는 것도 힘든데 하물며 14년 간 꾸준히 5경기마다 1개씩 쳐냈다면 믿을 수 있을까.

한화 장종훈(32). ‘촌놈’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그는 묵묵히 제 할 일을 하는 황소처럼 성실한 선수다. 어디가 아파도 아프다고 말하지 않고 등에 진 짐이 무거워도 힘들어하지 않는다. 그저 앞만 바라보고 천천히 자신이 가야할 길로 발걸음을 옮겨 놓을 뿐이다.

‘연습생 신화’의 주인공인 그가 어느새 300홈런 고지까지 밟았다. 6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두산의 연속경기 1차전.

장종훈은 7회 두산 최용호의 직구를 좌측 담장으로 넘겨 개인통산 300개째 홈런을 꽉 채웠다. 한국프로야구 사상 첫 300홈런. 이 부문 역대 2위인 이만수(전 삼성)가 252개를 쳐내고 은퇴했으니 장종훈은 유니폼을 벗기도 전에 그보다 48개나 많은 홈런을 때려낸 셈이다.1565경기 6197타석만에 이룬 대기록.

미국프로야구에선 행크 아론이 755개(3298경기), 일본프로야구에선 왕정치가 868개(2831경기)를 때려낸 게 개인통산 최다홈런이다.

하지만 일천한 19년 역사의 한국프로야구에서 14년 만에 300홈런을 때려낸 것은 대단한 기록. 그는 1타점을 더해 996타점으로 사상 첫 1000타점에도 한발 더 다가섰다.

1m83, 78㎏의 이상적인 체구에 부상이 없는 유연한 타격자세로 한국프로야구의 타격수준을 한 단계 높여 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장종훈은 “무거운 짐 하나를 던 기분”이라며 “앞으로 선수생활을 계속한다면 400홈런 달성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연속경기에서 한화와 두산은 치열한 홈런 공방속에 1승씩을 나눠 가졌고 광주에선 롯데가 해태를 연파하고 매직리그 선두 LG와의 승차를 1게임으로 좁혔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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