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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0월 5일 1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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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386세대로 공기업사장에 취임한 농림부산하 한국농림수산정보센터 황장수 사장(36)은 최근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는 도농간 정보화격차에 대한 심각한 문제를 제기했다.
황사장은 "농어촌은 인구가 밀접해 있지 않고 상대적으로 노령인구가 많아 대도시처럼 급속히 정보화되는데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것을 단순히 자연적 한계로만 생각해서는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자연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지역 계층일수록 오히려 사회적 관심과 정책적 배려가 더욱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지난 91년 발족한 한국농림수산정보센터는 △농림수산정보 및 농업용 소프트웨어개발 보급 △농업경영인에 대한 정보화교육 △농산물유통정부 서비스제공 △농축산물 통합쇼핑몰 구축운영 등 농어촌정보화를 일선에서 총괄적으로 지원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다.
그러나 그 역할의 중요도에 비해 정보센터가 그동안 별다른 주목을 받아오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신임 황사장은 "실제 농어민들은 인터넷을 어떻게 이용해 무슨 이득을 얻을 수 있는지 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민간기업들이 고객을 찾아다니듯이 앞으로 농어민들이 요구하기 전에 센터가 먼저 농어민을 직접 찾아다니며 농어민들에게 필요한 정보화사업이 무엇인지를 알아내고 대응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황사장은 취임이후 방만한 공기업 마인드부터 수술대에 올렸다. 직원수를 55명에서 45명으로 줄이고 사업내용도 가급적인 수익성 있는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저녁 6시만되면 정확히 퇴근하던 데서 이제는 밤 11시가 되도록 남아있는 직원들도 적지 않아 벤처기업분위기를 방불케하고 있다.
정보센터가 이달 5일부터 서울무역전시장에서 열리는 '서울전자상거래전2000'에 참가하는 것에서도 새로운 변화를 읽게한다. 주로 민간 전자상거래사이트들이 참여하는 이번 행사에 정부산하기관이 참여하는 것부터가 이례적 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 정보센터는 유통마진없이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시키는 온라인 직거래장터사이트를 집중 홍보할 계획이다.이 농산물통합쇼핑몰의 경우 21개의 쇼핑몰업체가 참여해 409개 농가가 자신들의 홈페이지를 통해 도심의 소비자들과 직거래를 틀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그러나 현재 황사장의 가장 큰 관심사는 뭐니뭐니해도 정보화의 도농간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어떻게 마련하는가다. 황사장은 "솔직히 말해 농림부나 정보센터가 나서 정보통신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예산상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며 "농어촌 정보데이터베이스구축, 정보화교육,온라인 농수산물 직거래 같은 소프트웨어는 센터가 맡지만 망구축같은 거대 사업은 빈부격차,산업간 격차 해소 등 전체 국가운영차원에서 결정돼야한다"고 강조했다.
황사장은 서울대 농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 등 줄곧 농민운동의 현장에 있어왔다. 정보화산업 현장에 있지는 않았지만 농어민들에 당면한 문제가 무엇인지는 누구보다 잘 파악하는 농어촌문제 전문가라고 자부하고 있다.
황사장은 "정치성향이 있는 젊은 사람이 사장으로 부임해 우려하는 시각과 기대하는 시각이 절반씩인 것같다"며 "정보화산업에는 아무래도 새로운 마인드를 갖고 있는 386세대가 더 적합하지 않겠느냐" 반문한다.
김광현 <동아닷컴 기자>kkh@donga.com
▶한국농림수산정보센터 황장수 사장 약력
▷서울대 농경제학과 및 동 대학원 수료
▷신경제계획 5개년 계획 농업부문 자문위원
▷쌀 및 기초농산물수입개방저지 범국민비상대책위원회 집행위원 겸 대변인
▷대통령 직속 농어촌발전위원회 전문위원
▷한국농업경영인 중앙연합회 사무총장
▷농림부장관 자문관
▷한국농림수산정보센터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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