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MetroDiary]도둑도 못말린 이웃사랑

  • 입력 2000년 10월 3일 18시 47분


20년전 내가 뉴욕으로 이사왔을 때 이웃 존 버먼과 함께 겪었던 일이다. 당시는 돈 문제 때문에 아파트의 자물쇠가 엉성한 걸 알고서도 어쩌지 못할 때였다. 하루는 집에 돌아와 누군가 자물쇠를 뜯고 집안에 들어왔다는 걸 발견했다. 다행히 도둑맞은 물건은 없었다. 그런데 나보다 훨씬 잘 사는 버먼씨의 아파트 벽쪽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저녁에 버먼씨가 돌아왔을 때 임시방편으로 두꺼운 종이를 이용해 구멍을 막기는 했으나 미안한 마음에 어쩔 줄 모르고 있었다. 조금 있자 노크소리가 들렸다. 버먼씨의 손에는 와인 1병이 들려 있었다. 벽을 넘어선 이웃간의 사랑이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