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수영]다이빙 金 슝니 '절망에서 환호로'

  • 입력 2000년 9월 27일 18시 57분


시드니올림픽 다이빙 3m스프링보드 남자결선에서 진짜 영화에서나 있을법한 극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5차시기까지 1위 ‘러시아 독사’ 드미트리 사우틴에게 10.98점이나 뒤지고 있던 중국의 슝니(26·사진)가 마지막 6차 시기에서 완벽한 연기를 펼쳐 순위를 뒤집은 것이다.

사우틴은 마지막 시기에서 참가자중 가장 난이도가 높은 3.5짜리 2와 2분의1 바퀴 공중제비와 1과2분의1바퀴 비틀기를 결합한 리버스다이빙을 시도,경쟁자들을 완전히 압도하려고 했다.

그러나 사우틴은 비틀기에서 미쳐 몸을 풀지 못해 옆으로 떨어지며 물보라를 일으켰고 점수는 100점 만점에 65.1로 최악.

그때까지 낙담하고 있던 슝니가 눈을 반짝였다. 사우틴 다음 차례로 결선진출 12명의 선수 가운데 마지막으로 다이빙대에 오른 슝니는 난이도 3.4짜리 평범한 3.5바퀴 앞으로 뛰기를 시도,81.6점을 받아 사우틴보다 16.5점이나 더 받아 단숨에 1위에 올라섰다.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슝니는 리우코치를 껴안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

96애틀랜타올림픽 다이빙 3m플랫폼에서 금메달을 따냈던 슝니는 97년 현역에서 은퇴, 완구를 수출하는 회사의 사장으로 변신했다.그러나 지난해 4월 ‘사업가’ 슝니에게 한 통지서가 날아왔다. 다이빙 국가대표팀에 복귀하라는 것. 현역선수들로는 다이빙에서 메달획득이 불가능하자 중국은 ‘다이빙 여왕’푸밍샤와 슝니를 불러들인 것.

슝니는 이때부터 사업을 팽개치고 연습에 몰두했고 5㎏나 늘어난 몸무게를 다시 줄였다.

시상대에서 오성기가 계양될 때 국가를 따라부르며 감격스러워한 슝니는 “그동안 땀흘린 댓가를 받게돼 너무 기쁘다”며 “4년전보다 더욱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9세때 후난성 창샤에서 발탁 돼 베이징에서 스파르타식 훈련을 받은 슝니는 14세때인 88 서울올림픽에서 그레그 루가니스(미국)에 이어 은메달을 따내면서 국제무대에 등장했다.

92 바르셀로나에서 동메달, 96 애틀랜타에서 금메달을 따낸 슝니는 시드니에서 금메달을 보태 올림픽 4회연속 메달획득이란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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