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복싱]"역시 사본"…미국 콧대 누르다

  • 입력 2000년 9월 26일 18시 34분


펠릭스 사본(오른쪽)이 마이클 베닛의 얼굴에 강력한 펀치를 날리고 있다.
펠릭스 사본(오른쪽)이 마이클 베닛의 얼굴에 강력한 펀치를 날리고 있다.
‘역시 전설은 살아있었다.’

미국과 쿠바가 벌이는 ‘복싱 전쟁’의 하이라이트로 관심을 집중시킨 26일 시드니 올림픽 복싱 헤비급(91㎏급) 8강전.

헤비급 정상에 오르지 않고는 진정한 세계 아마복싱의 최강자라고 말할 수 없는 이유로 양국은 자존심을 건 한판 대결을 기다려왔다.

결국 이날 ‘살아있는 전설’ 펠릭스 사본(33·쿠바)이 일방적으로 몰아붙여 ‘돌아온 탕아’ 마이클 베닛(29·미국)에 3라운드 1분57초만에 RSC승을 거뒀다.

비록 8강전이었으나 양국 복싱전쟁의 ‘결정판’에서 쿠바가 ‘판정승’을 거두는 감격을 누린 것.

미국 복싱의 자존심을 여지없이 무너뜨린 사본은 이로써 올림픽 복싱사상 3번째 올림픽 3연패를 예약했다.

경기초반은 베닛의 투지가 좋았다. 베닛이 1라운드 공이 울리자마자 적극적인 공세로 포인트를 쌓아 사본을 당황하게 만든 것. 하지만 92, 96 올림픽 2연패의 주인공 사본에게 베닛은 적수가 되지 못했다. 즉시 반격에 나선 사본은 긴 리치를 앞세워 거세게 파고드는 베닛의 공격을 차단, 착실하게 포인트를 만회해 1라운드를 7:2로 앞섰다.

2라운드부터는 난타전. 실점을 만회하기 위한 베닛이 저돌적인 공격을 펼치자 사본이 이에 맞불을 놔 불꽃 튀는 싸움이 이어진 것. 2라운드까지도 사본의 17:6리드.

위기에 봉착한 베닛은 3라운드 들어 1분쯤 지나자 강한 훅을 성공시키는 등 주도권잡기에 나섰지만 아마에서 15년이 넘게 아성을 쌓아온 사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원투스트레이트로 위기를 벗어난 사본은 강력한 올려치기로 턱을 가격한 뒤 휘청거리는 베닛에게 쉴새 없이 연타를 퍼부어 한 라운드 최고점인 15점을 뽑아내자 헝가리의 페테르 아테이 주심이 3초를 남기고 경기를 중단시켰다. 최종 스코어는 24:8.

<시드니〓올림픽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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