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수영]'말괄량이' 브뤼인 당당히 3관왕

  • 입력 2000년 9월 24일 01시 15분


잉헤 데 브뤼인(27·네덜란드). 23일 수영 자유형 여자 50m에서 우승, 자유형 100m와 접영 100m를 포함해 3개의 올림픽 금메달을 손에 넣은 ‘단거리 여왕’은 바로 세상에 둘도 없을 ‘철부지 말괄량이’.

17일 접영 100m에서 첫 금메달을 땄을 때도 그랬고 이날 자유형 50m 우승 뒤에도 어김없이 예전에 자신을 ‘차버린’ 대표팀 페어회렌코치에게 달려가 포옹을 하고 뺨에 키스를 해 주위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수영 3관왕은 4명. 브뤼인과 호주의 신세대 스타 이언 소프와 이번 올림픽까지 8개의 금메달을 손에 넣은 제니 톰슨(미국), 배영 일인자 레니 크라이젤버그(미국).

그러나 브뤼인은 다른 3명이 계영과 혼계영 멤버로 단체전에서 딴 금메달이 포함된 반면 개인전에서만 금메달을 만들어내 가장 값진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번에 3관왕에 오르기전까지 그의 올림픽 최고성적은 92년 바르셀로나에서 거둔 자유형 50m 최종결승진출(8위)이 고작.

스물세살이던 96애틀랜타올림픽에도 출전할 수 있었으나 올림픽을 불과 몇 달을 남겨놓고 당시 페어회렌코치는 브뤼인이 “연습을 너무 무성의하게 한다”며 대표팀에서 내쫓아버렸다.

페어회렌코치와 브뤼인은 애틀랜타올림픽 대비훈련이 시작되기 직전 같이 멕시코 여행을 떠났을 만큼 연인사이.

충격을 받은 브뤼인은 방황을 거듭하다 97년 친구의 소개로 미국 오리건주 비버튼에 있는 수영클럽에 요양 겸 재기를 할 생각으로 찾아갔고 여기서 ‘임자’를 만났다. 그는 84년 로승앤젤레스올림픽 수영 3관왕에 오른 트레이시 콜킨스(미국)를 조련한 폴 버근코치였다.

한눈에 재목감임을 알아본 버근코치는 하루 40㎞ 사이클, 달리기, 바벨들기 등 ‘지옥훈련’으로 브뤼인을 몰아넣었다. 이렇게 ‘개조’된 브뤼인은 결국 이번 올림픽에서 세운 3개를 포함, 올해에만 세계신기록을 10개나 작성하는 ‘물의 여왕’으로 탄생했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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