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현재의 증시는 빈사상태(?)

  • 입력 2000년 9월 18일 10시 59분


대우차 매각이 포드의 인수포기선언으로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오일쇼크 움직임마저 나타나면서 서울증시가 대폭락하고 있다.

대우자동차 재입찰과 국제유가 급등과 관련해 향후 증시는 어떻게 될까.

증시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음과 같은 두가지로 크게 나뉘고 있다.

이 두가지 견해의 공통점은 주가가 단기반등을 기대하기에는 어렵다는 것에 모아지고 있다.

결국 증시전문가들의 견해를 집약하면 "떨어지는 칼날은 손으로 받지 말것"이라는 증시격언으로 모아지고 있다.

◇"급락후 반등장세 도래할것"=증시 전문가들은 국내외의 악재가 산적해 주가는 향후 더 떨어질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는 분위기다.

연말까지 하락장세가 이어질것이라고 전망하는 애널리스트도 상당수다.

이러한 우울한 전망속에 조정기간을 거쳐 반등국면이 나타날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투신 펀드매니저는"대우자동차는 결국 재입찰에 성공할것"이라며 " 대우차가 GM컨소시엄이나 현대-다임러 컨소시엄에 매각될 것이고 국제유가도 세계 강대국의 힘의 논리에 따라 하향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은 기류변화를 통해 국내 증시도 최악의 상황은 면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우증권의 한 지점장은 "현대가 지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정에서 5조 7000억원의 비교적 높은 금액으로 응찰한 바 있고 포드의 대우차매입포기선언후 현대차 및 계열사, 부품업체들의 주가가 외국인매수에 힘입어 급등했던 점을 감안하면 대우자동차의 재입찰 성공 가능성은 현재로선 높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 경우 일정 시간이 지난 후 대우차 인수자가 드러나고 대외여건이 호전된다면 주가는 단기충격에서 벗어나 곧 회복되는 V자형 반등장세가 벌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러한 주장을 펴는 쪽도 결국 주가의 단기반등을 기대하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SK증권 관계자는 "이 상황에서는 주가를 예측하는 것이 무의미한 상태"라며 "다만 국제원유가 급등현상은 지금까지의 예로 볼때 항상 반대 모멘텀이 출연해 진정되는 양상을 보였기에 이번에도 증시를 붕괴국면으로까지 몰아가지는 않을것으로 보는 정도"라고 말했다.

◇" 증시 이미 사실상 빈사상태"=대우차 매각이 상당기간 지연되면서 시중 자금경색이 심화돼 증시가 빈사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요즘이다.

한 보험사 펀드매니저는 "제3차 오일쇼크가 도래할지도 모른다는 최악의 경우도 상정해야 할것"이라며 "이렇게 될 경우 한국증시는 국내기관은 물론 외국인들의 무차별적인 매도를 보일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한 투신사 분석가도 "대우차 해외매각이 크게 지연될 경우 달러유입이 감소해 환율이 급등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 아니냐"며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들의 매도공세가 겹치면 증시는 사자세력이 전혀없는 빈사상태가 될수도 있을것"이라고 경고했다.

현대증권 분석가는 "증시가 이미 빈사상태에 빠진것이 아니냐"며 제 기능을 회복하는데엔 예상보다 오래 걸릴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김동원<동아닷컴 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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