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신 '新비과세펀드' 뜰까…

  • 입력 2000년 9월 14일 18시 34분


곧 투자부적격 채권이나 후순위채(CBO)를 편입하는 대신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고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도 있는 투신상품이 나온다.

가칭 ‘뉴비과세’.

투신권에 시중자금을 끌어들이고, 속속 만기가 돌아오는 하이일드 및 CBO펀드에 편입된 비우량채권을 소화하기 위해 만든 상품이다.

이로써 세제혜택이 있는 투신 수익증권은 작년 11월 선보인 하이일드를 시작으로 CBO, 뉴하이일드, 비과세, 뉴비과세 등 크게 다섯종류로 늘어난다. 새 상품이 나올 때마다 정부와 투신 증권사들은 “위험에 비해 수익이 많이 나는 최고의 펀드”라고 선전했다. 과연 어떤 상품에 돈을 맡기는 게 좋을까.

▽‘펀드’란 말만 들어도 싫지만…〓투신 수익증권이나 자산운용사의 뮤추얼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애정은 식은 지 오래다. 특히 무슨 일이 있어도 원금은 지키려는 보수적 투자자들은 펀드라는 이름만 들어도 진저리를 친다.

지난해엔 증시활황을 타고 100% 이상의 수익률을 올린 펀드들이 적지 않았는데 올해는 마이너스(―) 수익률이 대부분. 공모주청약 메리트가 있는 펀드들도 일반주식에 투자해 엉망이 됐다.

하지만 투신권에서 돈이 빠져나가면 자본시장이 위태롭다고 판단한 정부가 세수(稅收)감소에도 불구하고 이자소득세를 감면하거나 아예 받지 않는 상품을 잇따라 허용해주고 있어 어느 때보다 펀드의 경쟁력은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그 중 하나가 뉴비과세.

▽어떤 상품이길래〓뉴비과세는 하이일드 CBO 뉴하이일드 등 이자소득세를 50% 깎아주는 기존 펀드를 완전 비과세로 ‘업그레이드’한 상품이다.

7월말부터 판매된 비과세펀드와는 세금을 한 푼도 받지 않는다는 점에선 같지만 투자부적격 회사채나 기업어음(CP)을 편입할 수 있다는 게 차이.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이 들어가기 때문에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대신 위험도 크다.

단 신용등급 C이하 채권은 살 수 없고, 후순위채도 유사시 되팔 수 있는 ‘풋백옵션’이 붙은 경우에만 편입을 허용해 안전판을 마련했다. 주식투자도 공모주 외엔 일절 할 수 없도록 할 방침.

공모주는 거래소 상장종목의 40%, 코스닥 등록종목의 50%를 하이일드 CBO 뉴하이일드와 나눌 전망이다. 기존 비과세펀드와 합쳐 1인당 2000만원 한도내에서 연말까지 가입가능.

▽성향에 따라 선택해야〓전문가들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꼽는 사람들은 (기존)비과세 국공채형이나 채권형, 고수익을 노릴 경우엔 뉴비과세가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하이일드 CBO 및 뉴하이일드는 상품내용은 엇비슷하지만 세제혜택이 강화된 뉴비과세에 역부족이라는 것.

극히 보수적인 성향이라면 기존 비과세 국공채가 안전하다. 부도위험이 없는 국공채 편입비율이 가장 높기 때문. 비과세 채권형도 신용등급 제한은 없지만 각 투신(운용)사들이 우량채권만 편입하고 있어 큰 문제는 없을 듯.

다소 위험을 부담하는 대신 고수익을 노리는 사람들은 뉴비과세 중 하나를 고르는 게 유리하다.

그 중에서도 현재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CBO펀드의 ‘비과세 버전’인 뉴비과세 CBO펀드가 가장 경쟁력이 있는 상품이라고 전문가들은 꼽았다.(도움말〓금융감독원 박광철 자산운용감독과장, 대한투신증권 방철호이사, 제일투신증권 모진성 상품개발부장, 한국펀드평가 우재룡사장)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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