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문영민/봉사활동 필요한 곳 미리 알려야

  • 입력 2000년 9월 5일 18시 32분


현재 시행 중인 학생봉사활동제도는 중학생은 연간 15시간, 고등학생은 20시간의 봉사활동을 하도록 돼 있다.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실시하는 단체봉사활동과 학생 각자가 대상 기관이나 시설을 찾아가 실시하는 개별봉사활동으로 나뉘는데 개별봉사활동의 경우 여러 가지 문제점이 드러나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학교에 배부된 지침에는 공공기관 및 시설, 문화재, 묘지 및 묘원, 위탁 및 휴식시설, 사회복지 시설 및 단체, 기타로 분류해 봉사활동 대상 기관 및 시설이 나열돼 있다. 그러나 사는 곳에서 가까운 지역에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적당한 장소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많은 학생이 구청 동사무소 파출소 등 가까운 관공서를 찾아다니며 봉사활동이 가능한지 문의하고 있다.

관공서는 학생들의 봉사활동을 필요로 하는 분야가 별로 없을 뿐만 아니라 이를 위한 별도의 일거리를 준비해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을 그냥 돌려보내거나 손쉬운 청소나 휴지 줍기, 관내 순찰 등을 시키고 있다. 이는 학생들에게 봉사활동의 참뜻을 깨닫고 배우게 하기는커녕 봉사의 의미마저 잃어버리게 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또 어떤 활동을 하였는지와는 관계없이 활동한 시간만 확인받아 오면 되는 실적 위주의 평가를 하다 보니 학생들은 손쉽고 편안한 일을 할 수 있는 곳만 찾아 형식적인 활동을 하게 된다.

이에 따라 실제로 봉사활동을 필요로 하는 기관이나 시설에는 신청하는 학생이 없는 문제점이 심화되고 있다. 봉사활동의 내용에 대한 질적인 평가기준이 없는 데서 비롯된 문제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행정 관련기관이 지역별로 봉사활동을 필요로 하는 기관이나 단체, 시설과 봉사활동 프로그램들을 조사하고 학교측과 연결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제공해야 한다. 이런 내용을 공시해 학생들이 어느 시기에 어느 곳에 가면 어떤 활동을 할 수 있는지 사전에 알게 하고 스스로 계획을 세워 참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어야 한다.

문영민(서울 양천구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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