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렇구나]한화 강감독, 3억 격려금 풀지 못한 사연

  • 입력 2000년 9월 5일 14시 59분


최근 프로야구 삼성이 연봉외의 거액의 돈 보따리를 풀었다 안풀었다 해서 말이 많다. 각 구단 사장과 단장은 해마다 ‘메리트시스템은 독약이다’며 규정외의 돈풀기를 자제하자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시즌이 시작되면 이런 말들은 다 잊혀진다. 신사협정이고 뭐고 당장 성적을 올려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돈맛을 아는 프로선수들은 보너스가 걸렸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 눈빛이 다르다.

그런데 지난 96년 한화는 구단주로부터 3억원의 특별 격려금을 받자마자 4연패로 고개를 떨궜다.

96년 5월6일 한화의 김승연 구단주는 느닷없이 3억원의 돈보따리를 풀었다. 당시 격려금 관례는 1억원 이하였고 더욱이 오너가 직접 봉투를 얘기하는 경우는 단 한번도 없어 김구단주의 행동은 파격중의 파격이었다. 그런데 그날부터 팀이 4연패의 나락에 빠졌으니….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었던 당시 한화의 강병철 감독은 결국 돈을 한달간이나 꼭 쥐고 있어야 했다. 선수들에게 나눠줄 명분과 염치가 없었기 때문.

강감독은 팀이 부진을 탈출하던 6월에 선수들에게 재빨리 차등지급했다. 몇백만원씩의 가욋돈을 챙긴 선수들은 입이 쩍 벌었지만 강감독은 지금도 그때를 “밥맛을 잃었던 시기”라고 말한다.

‘돈을 준 사람은 마음이 편해도 받은 사람은 부담으로 잠 못이룬다’는 사실을 절감했다는 것이다.

현재 SK 사령탑인 강감독은 지금도 가욋돈 운운하는 선수들을 보면 ‘끌끌’ 혀만 찬다.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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