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해외증시 회복세 뚜렷…외국인 매매패턴 주목

  • 입력 2000년 9월 4일 11시 41분


해외증시 여건이 급속한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 이에따라 작년 하반기 세계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어텀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한국증시에서도 '가을 큰 장세'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외국인 투자가들의 매매패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세계증시 환경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

미국증시의 주요 지수들은 5주 연속 오름세를 장을 마감, 대세상승에 대한 예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특히 최근 발표되는 각종 경제지표는 인플레에 대한 우려를 크게 줄이고 있다.

프랑스 등 일부 유럽증시의 지수들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으며 특히 국내증시와 동조화가 0.7에 달하는 일본증시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와함께 오는 10일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기총회도 유가안정에 적잖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증시=다우 나스닥 S&P 등 주요 주가지수들이 지난 5주 연속 오름세를 타고 있다.이같은 추세는 경기활성화와 신경제에 대한 신념, 기술주가 주목받기 시작하며 주가가 본격적인 상승기에 접어들었던 지난 98년초 이후 처음이다.

이같은 상승세에 힘입어 지난 8월 한달동안 나스닥지수는 12%, 다우지수는 6.6%,S&P 500 지수는 6.1%씩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연초에 대비해서는 다우지수는 2.3%의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나스닥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4.1%와 3.5%의 상승률로 보이며 상승세가 완연, 신고점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나스닥지수의 경우 인텔 오라클 등 기술주 및 금융주 생명공학주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군을 중심으로 신고치를 경신하는 종목들이 속출, 지난 4월 미국증시 폭락 이후 전개된 3200∼4200의 박스권 고점을 탈피하고 있다.

블룸버그가 지난주말 연준리(FRB) 거래은행 관계자 2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응답자가 68%에 달했다.이는 지난달 공개시장위원회 회의 직후의 43%보다 크게 늘어난 것.FRB의 긴축 통화정책이 끝나가고 있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같은 전망을 반영, 지난주에 발표된 8월중 실업률은 4.1%로 전달의 4%보다 소폭이나마 증가했다.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률도 0.3%로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특히 구매자관리지수(NAPM)은 49.5로 작년 1월 이후 19개월만에 처음으로 50을 밑돌았다.NAPM지수 50미만은 경기둔화를 의미한다.

◆유럽증시=미국의 금리인상이 마무리 국면일 것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는 유럽시장에서도 발견되고 있다.지난달 31일 유업중앙은행(ECB)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당시 사상 최저치로 유로화가 유로화가 급등세로 반전했다. 또 대형 통신주의 실적부진 악재가 충분히 반영됐다는 분석이 잇따르면서 유럽증시들도 그동안의 부진을 털어내며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40지수는 지난주말 6813.66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의미있는 한주를 보냈다.<그림참조>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 역시 8월초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지수 6700대 후반 안착, 6800돌파 등 추가 상승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유럽증시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통신주들이 전면에서 지수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과 올해 초대형 M&A를 성사시키는 바람에 유동성 부족 의혹을 일으키며 영업실적 부진으로 큰 폭으로 하락했었던 보다폰 등 통신주들의 주가가 급등세를 타고 있는 것이다.

◆일본증시=지난 8월4일 닛케이225평균주가 15,667.36엔을 바닥으로 확인한 후 16,000대 후반과 17,000대 초반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닛케이주가는 지난 5주 가운에 4주연속 오름세를 지속하다 지난주말 반도체 종목의 하락으로 조정을 받으며 내림세를 보였다.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도쿄증시 역시 대세상승의 가능성이 높다는 데 의견을 집중시키고 있다.

내수가 살아나면서 수출 내수 금융 생명공학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위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경기회복 조짐이 뚜렷해지면서 지난 3월 이후 순매도를 유지하던 외국인 투자가들이 최근 순매수로 돌아선 것이 증시 분위기를 한결 밝게하고 있다.

◆한국증시에 미치는 영향=현재 우리증시의 불안정성은 외부돌출 악재에 의해서가 아니라 시장 내부적으로 악재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최근에는 유일한 매수주체인 외국인과 시장 선도주인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대단히 부담스런 상황이다. 그러나 내부 악재의 경우 이미 모습을 드러낼대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주가지수의 추가 급락은 현실성이 없어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국인들이 순매수 규모를 확대한다면 해외증시의 오름세 등 상황 호전은 한국증시에 상승 반전의 모멘텀을 제공할 주요 재료가 될 것이 확실하다.

특히 지난 7월말 달러당 110엔대에 육박하던 엔화가치가 심리적 저항선으로 인식되고 있는 105엔대로 진입한 것은 외국인의 투자 심리를 급속한 속도로 안정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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