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軍이 계양산에 통신시설 건립 추진

  • 입력 2000년 8월 30일 18시 48분


군부대가 인천 계양구 계산동 계양산 자락에 통신용 건물을 지으려 하자 주민들과 시민단체가 경관 훼손을 이유로 설치반대를 요구하고 나섰다.

육군 모 부대는 계양구청의 승인을 받아 그린벨트인 계양산(높이 396m) 서쪽 8분 능선 87평의 부지에 지상 2층짜리 통신 중계소 조립식건물(철골구조) 1동과 건물 위로 높이 68m의 철탑(안테나)을 설치하는 작업을 지난달 25일 착공, 12월말 완공 목표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계양지역 주민들과 인천지역 시민단체인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계양지부는 “계양지역은 물론 부평과 서구 지역, 경기 김포지역 등 인천 동북부지역 주민들이 자주 찾는 계양산에 군부대 건물을 짓는다는 것은 어떤 명분이라도 수용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주민 이한구씨(35·계양구 다남동)는 “계양산은 인천에서 가장 높을 뿐만 아니라 계양산성이 있는 등 문화유적지로서도 보존 가치가 높은 산”이라며 공사중지를 요구했다. 인천연대 계양지부 이협 사무국장(31)은 “계양산에 더 이상 환경을 파괴하는 건물이 들어서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인천연대’는 12일 시민들을 상대로 군부대 통신시설 설치 반대 서명 운동에 들어갔으며, 현장 농성 등을 통해 통신시설 설치를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계양구 관계자는 “2월 군부대의 통신시설 설치 제안에 대해 ‘산 정상부근 설치는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반려했으나 군부대가 그린벨트 훼손에 대해 건설교통부의 승인을 받아와 어쩔 수 없이 통신시설 설치를 허가해 줬다”고 말했다.

군부대 관계자는 “군부대 통신중계소가 8분 능선에 설치되면 현재 산 정상에 있는 경찰과 검찰의 통신중계소를 통합 운영할 수 있어 오히려 등산객들은 산 정상까지 오를 수 있어 좋을 것”이라면서 “주민들과 대화를 계속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인천〓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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