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선물시장 영향력 커진 박스권 장세

  • 입력 2000년 8월 24일 17시 47분


증시가 수급 악화등으로 체력을 잃으면서 선물시장과 외국인의 매매동향에 따라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특별한 호재나 악재가 없이 박스권 장세가 진행되고 있는 현 증시에서는 지수관련 대형주보다 실적에 비해 주가가 크게 떨어진 개별 종목에 관심을 가지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선물시장 영향력 확대

현물시장이 움츠러들면서 선물시장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선물지수의 등락이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 현물시장의 종합주가지수에 작용을 하고 있다. 이에따라 삼성전자,SK텔레콤등 지수관련 대형주의 개별 주가도 프로그램 매매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좌우되고 있다. 프로그램이 매수나 매도로 방향을 잡을 때 삼성전자등 대형주는 매매종목에 편입될 수 밖에 없어 프로그램 매매 동향에 따라 주가가 출렁거린다.

따라서 자신있는 데이트레이더는 선물시장의 괴리율 추이를 보아가며 대형주의 초단타 매매를 시도해볼수 있는 장세이다. 괴리율 폭에 따라 프로그램 매매의 동향이 달라지므로 한발 앞서 대형주를 사고 파는 것이다.

선물시장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8000억원을 웃도는 매수차익거래 잔고는 9월의 선물 만기일까지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거래소의 하루 거래규모가 1조8000∼2조원정도에 불과한 데 프로그램 매도물량으로 나올수 있는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거의 절반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심상범 연구원은 "24일 증시의 경우 선물지수가 종합주가지수의 하락 폭을 확대하거나 축소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며 "지수가 크게 떨어지면 프로그램 매수가 나타나고 상승하면 매도 물량이 나오고 있어 종합주가지수가 700∼740포인트의 박스권을 형성하는데 프로그램 매매가 한 몫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기술적 반등 여지 있어

24일 주식시장은 막판에 기술적 반등을 시도하며 낙폭을 줄여 주가지수 종가가 전날보다 0.93 떨어지는 약보합으로 끝났다.

동양증권 박재훈 차장은 "24일 종가가 20일 이동평균선이 걸쳐있는 718.64를 약간 웃도는 718.86으로 마감돼 기술적 반등이 지속될 여지를 남겼다"고 밝혔다.

신흥증권 이필호 연구원도 기본적으로 수급 악화가 심각하지만 모든 악재가 노출됐고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불확실성이 해소됐으며 현대 문제가 해결국면에 들어가는등 긍정적인 요인들도 있다며 당분간 700∼750포인트의 박스권 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스닥의 경우 거래소보다 주가 부담이 큰 것이 사실. 증시의 예탁금은 그대로인데 신규 등록종목이 계속 늘면서 구조적인 수급 불안이 계속되고 있고 최근 다시 작전주에 대한 조사설이 유포되면서 투자심리가 냉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코스닥의 경우 조정장세에서 벗어나려면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저PER주에 관심을

종합주가지수는 등락을 거듭하며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개별 종목중에는 나름대로의 재료를 갖고 상승하는 종목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24일 증시에서도 하락 종목이 468개였지만 상승 종목도 353개에 달한다.

따라서 지수 관련 대형주는 앞에서 말한대로 초단기 매매에 임할 자신이 없으면 매매를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신 개별종목중 상반기 실적이 좋은데도 낙폭이 큰 저 PER(주가수익비율)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신흥증권 이연구원은 밝혔다.

다만 이들 종목도 시세 연속성을 장담할 수 없어 단기 매매를 하든가, 아니면 아예 중장기 보유 전략을 하든가를 생각해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우증권 조재훈 팀장도 "특별한 악재나 호재가 없이 조정장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재료와 실적으로 중심으로 개별 종목에서 투자처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승윤<동아닷컴 기자>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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