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스톡옵션 "이젠 매력 없어!"…올들어 37개社나 취소

  • 입력 2000년 8월 18일 18시 28분


코스닥활황에 힘입어 벤처기업이 우수인력 유치 방법으로 가장 즐겨 이용했던 스톡옵션(Stock Option.주식매수선택권)이 점점 빛을 잃어가고 있다. 벤처기업 미래가 불투명해지면서 장미빛 환상만을 믿고 일했던 직원들이 회사를 많이 떠나고 있기 때문.

이제 벤처기업 종사자들은 불확실한 스톡옵션보다는 확실한 고액연봉을 더 선호하는 추세로 바뀌었다. 경영진도 내실과 성장성을 겸비하지 않으면 인재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아야 할때가 온 것이다.

▽스톡옵션 취소 급증〓지난해 스톡옵션 취소 공시는 모두 5개사(7건)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8월16일 현재 37개사(47건)나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취소가 점점 늘어나 8월에는 10건이나 됐다. 취소 사유는 퇴사 가 43건(333명)으로 가장 많고 자진반납 3건, 과다한 비용지출 1건 등이다.

퇴사가 많은 것은 코스닥시장 폭락으로 확실한 수익모델을 갖춘 벤처기업으로 전문인력이 대거 이동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핵심기술개발인력이 경영진과의 갈등으로 회사를 떠난 경우도 있어 투자자들은 퇴사사유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반면 스톡옵션을 주기로 결의한 기업은 작년 89개(96건)사나 됐지만 올해는 27개(34건)로 크게 줄었다.

▽특이한 스톡옵션〓로커스는 앞으로 전직원들에게 부여할 스톡옵션의 행사가격은 시가보다 35% 높게 정한다는 특이한 원칙을 발표했다. 현행 법규상 스톡옵션 비용(주당가치×주식수)을 행사가능기간(통상 3년) 전까지 비용으로 처리하도록 돼 있어 회사손익에 부담을 준다는 점과 앞으로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자신감이 반영된 것이다.

대부분의 기업은 행사가격을 시가보다 크게 낮게 정해 시세차익을 얻도록 해준다. 인터넷 경매업체인 옥션의 경우 이금룡 사장 등 49명에게 스톡옵션 38만4000주를 주면서 행사가를 5750원으로 정했다. 현재 주가가 2만8000원대로 공모가(4만원) 이하로 추락했지만 49명의 임직원들은 아직도 약 5배의 시세차익을 얻은 것.

▲스톡옵션▲

회사가 임직원에게 일정기간후 주식을 정해진 가격(행사가)에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 향후 회사가치가 올라가면 임직원은 행사가와 시가와의 차액만큼 이익을 얻는다. 방법은 신주발행, 회사가 주식을 사서 행사가에 파는 것, 적정주가를 평가해 행사가와의 차액을 현금으로 주는 것 등이 있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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