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증시] FRB, 연방금리 현수준 유지할 듯

  • 입력 2000년 8월 10일 10시 35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오는 22일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기금(FF) 금리를 현 수준(연 6.50%)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강해지고 있다.

로이터 AP 블룸버그 등 외국의 통신들은 FRB가 지난 9일 발표한 '경제활동 보고서(일명 베이지북)'는 미국경기가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침체에 빠질 위험은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FRB는 샌프란시스코 등 전국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이 제출한 기업활동 조사 보고서를 토대로 작성한 베이지북에서 지난 6-7월 미국 경기가 진정되기 시작하는 조짐이 확산되고 있으나 침체의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통신들은 베이지북이 22일 열리는 FOMC의 정책판단 자료로 제시될 예정이며, 최근 수주동안 경기가 진정되는 조짐이 강했기 때문에 FRB가 이번에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는 전문가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FRB는 경기를 진정시키고 물가 압력을 차단해 이른바 '경기 연착륙(soft landing)'을 유도하기 위해지난 14개월간 여섯 차례나 금리를 인상했다. FRB는 최근 경제 활동 보고서에서 6∼7월에도 미국 전체 지역의 경제 활동은 상승 국면을 지속했으나 일부 분야의 확장 속도가 완화되는 조짐이 발견됐다 말했다.

지역별로는 애틀랜타 보스턴 시카고 댈러스 뉴욕 리치먼드 샌프란시스코 등 7개 지역에서 '경제성장 둔화'가 나타났고 클리블랜드 캔자스시티 미니애폴리스 필라델피아 등 4개 지역은 성장률에 변화가 없었다. 세인트루이스만 유일하게 성장속도가 빨라진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과열경기 진정 조짐은 경제 생산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자 지출이 전지역에서 둔화한 것에서 정점을 이루고 있다. 베이지북은 거의 모든 지역의 소비자지출이 둔화하고 있으며 특히 의류 및 계절 상품 매출은 떨어졌다고 강조했다.

소비자 지출은 1·4분기 중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증가했다가 2·4분기들어 감소했으나 기업 투자 및 정부 지출 증가로 상쇄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동산 및 건설 활동도 역대 최고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대다수 지역에서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상업건물 신축은 여전히 활발하지만 9개 지역에서 신규주택의 건설이 둔화됐으며 6개 지역에선 기존 주택 매매도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제조업 활동도 둔화조짐을 보여 중장비 농업장비 등 내구재 소비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경기 둔화 조짐에도 불구, 많은 부문의 노동자가 부족하는 등 노동시장은 아직 경직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나 계속 정책 당국에 우려를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임금수준이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다행히 아직까지는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는 아직 이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근로자들의 노동 생산성 증가세가 임금 상승압력을 넘어선 때문이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