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정명훈 조수미 등 한국뮤지션 日공연 갈채

  • 입력 2000년 8월 7일 19시 09분


일본 클래식 공연계가 2002년 월드컵 한일 공동 개최를 앞두고 ‘코리아 열풍’으로 달아올랐다.

선봉에 선 사람은 지휘자 정명훈. 올해는 ‘정명훈의 해’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2월에는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일본 순회공연에 나서 전석 매진을 기록한 데 이어, 5월에는 NHK 설립 75주년 기념 ‘21세기에로의 예감, 정명훈과 아시아의 슈퍼스타들 & NHK향(響)’과 후지TV가 주최한 ‘소프라노 조수미와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의 아리아의 밤’ 등 두 개의 초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었다.

정명훈은 10월에 자신이 음악감독으로 있는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다시 일본을 찾는다. 이 공연은 80년대 후반 일본 클래식 팬들을 휘어잡았던 정경화를 협연자로 내세워 남매가 한 무대에 선다는 점에서 일본 음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악 주자로는 장영주와 장한나가 인기 절정을 구가하고 있다.

장영주는 6월에 8회에 걸친 순회공연에서 모든 좌석을 매진시켰다. 주최측이 전면에 내세운 ‘공포의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첫 일본 투어’라는 홍보문안을 확인시키기라도 하듯 열기는 실로 대단했다. 무사시노야, 오사카, 도쿄 산토리 홀 등 일본의 주요 공연장을 망라한 공연에서 장영주는 드보르자크의 ‘로망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작품 18, 프로코피예프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2번 등을 선보이며, 거장적인 연주를 보여주었다.

장한나는 지난해 자신의 이름을 내건 일본 6개 도시 순회 리사이틀로 일본 음악애호가들에게 명성을 확인시킨바 있다.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 4번, 드뷔시의 소나타 d단조, 프로코피예프의 소나타 c단조 등을 선보인 당시 공연에서 티켓은 6개 도시 전 공연장에서 매진됐으며 연주력도 단연 돋보였다. 당시 공연을 기획한 캄바라의 하세가와 준이치 부사장은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을 한 순간에 사로잡는 그 강한 에너지는 일본인들로서는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그녀만의 특별한 힘”이라고 치켜세웠다.

장한나는 하반기에도 두 차례에 결쳐 일본 순회 공연을 갖는다. 10월 26일에서 11월 3일까지는 로린 마젤이 이끄는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과 마젤 작곡의 첼로 협주곡을 협연하며 11월 30일과 12월 1일에는 NHK 교향악단과 펜데레츠키의 ‘3대의 첼로를 위한 트리플 콘체르토’를 협연한다.

이밖에 첼리스트 조영창 양성식,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등도 최근 일본 공연에서 갈채를 받았고, 피아니스트 이경미는 상트 페테르부르크 심포니의 일본 투어의 협연자로 선정돼 오는 11월에 일본 순회공연에 나선다. 지난해 화제를 모았던 이영조의 창작 오페라 ‘황진이’가 내년 4월 중순에 도쿄 신국립극장 무대에 오른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백성현(음악 칼럼니스트·월간객석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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