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이야기/여름철 한약]'더위먹은 몸' 보해줘야

  • 입력 2000년 7월 30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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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한약을 먹어도 효과가 있나요?”

“날씨가 더우면 땀으로 약효가 다 빠져나가지 않을까요?”

여름이면 환자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여름나기가 어렵다고 보신탕이나 비타민류를 꼬박꼬박 챙겨먹는 사람도 땀 때문에 약효 걱정은 안하면서 유독 한약만은 걱정한다.

한의학에서 여름철은 심장의 기운이 왕성해지는 반면 신장이 허해지는 계절. 정기가 빨리 소모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걱정이나 스트레스를 가급적 피해 심장이 안정되도록 힘써야 할 시기로 본다.

또 찬 과일이나 냉음료를 많이 마시므로 소화기관이 차가워져 영양분의 흡수율이 떨어져 보양을 특히 중요시 한다.

입맛이 돌고 밤의 길이도 상대적으로 길어 잠자는 시간이 많은 다른 계절보다 여름은 한약이 꼭 필요한 시기인 것이다.

동의보감을 보면 “여름에 더위를 먹어 몸이 뜨거워지고 땀이 많아 기운이 처질 때에는 지체없이 보중익기탕 등으로 급히 보해야한다”는 구절이 있다. 그러나 동의보감 어디를 봐도 여름에는 약효가 땀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얘기는 없다. 도리어 여름에 잘 보해놓아야 일년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다는 말은 있다.

여름에 한약의 약효가 떨어진다는 말은 예전에 한창 더울 때 숯불에 붙어 앉아 약을 달여야 하는 아낙네들이 너무 약을 달이기가 힘든 나머지 지어낸 이야기라는 우스개 소리도 있다.

단지 여름철 한약복용시 주의해야 할 일은 여름에 쓰는 보약중에는 속을 덥히고 입맛을 돋우는 약재가 많이 들어가므로 체질이 뚱뚱하고 열이 많은 사람은 살이 더 찔 수 있기 때문에 한의사의 진단을 받은 후 한약이든 개소주 흑염소 등을 먹어야 한다는 점이다. 02―766―2004

윤영석(춘원당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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