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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7월 27일 19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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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버펫 회장은 골프코스를 천천히 돌아다니며 골프를 치는 것도 마지못해 한다고 농담을 하는 반면, 그린버그는 얼어붙은 눈 위에서 스키를 타며 질주하는 것이 여가를 보내는 법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조금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이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점보다 공통점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지성과 추진력으로 수십년간 엄청난 이익을 올린 거대한 기업 제국을 건설했고, 자신의 기업을 제왕과 같은 권위로 다스리고 있다. 또한 두 사람의 기업이 모두 보험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그런데 두 사람 사이의 이런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 동안 그린버그의 기업이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었다는 것은 특기할만한 사실이다. 90년 6월 30일에 어떤 사람이 버크셔의 주식 1만달러어치를 샀다면 2000년 6월 30일에 그 사람이 가진 주식의 가치는 7만4700달러로 늘어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같은 시기에 같은 액수의 AIG 주식을 샀다면, 2000년에 그의 주식 가치는 10만300달러로 늘어나 있을 것이다. 뮤추얼펀드 회사인 오크 어소시에이츠의 더그 매케이는 월스트리트에서 “모리스 그린버그는 전설과도 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그린버그는 터프가이처럼 행동하지만, AIG의 자본을 투자할 때는 조심스럽기 그지없다. 자산이 2680억달러로 미국 최대의 보험회사인 AIG는 고급 채권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고전적인 투자방식을 고수하고 있으며, 그가 사들이는 새로운 기업들은 대개 과거의 성공을 더욱 증폭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반면 버펫은 마치 도박사처럼 자본을 투자한다. 또한 그가 사들이는 기업들도 그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뛰어난 경영자들과 제품을 지닌 돈 버는 기계라는 점을 제외하면 거의 공통점이 없다.
모건 스탠리의 애널리스트 앨리스 슈로더는 “버크셔는 거래의 수익이 높기만 하다면 매우 불안정한 수입을 지닌 기업을 사들이는 것도 주저하지 않지만 AIG는 장기적으로 예측이 가능한 수입을 올리는 기업들을 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의 구매를 결정하기 전에 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에서는 그린버그와 버펫, 두 사람 모두 비슷한 방식을 채택한다. 직원들이 가져다준 요약 자료에 의존하기보다는 자신들이 직접 대상 기업의 재정상태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두 사람의 방식이다. 버펫은 며칠을 두고 기업의 연례보고서를 읽는 것으로 유명하고, 그린버그는 거의 언제나 서류로 가득 찬 커다란 손가방 두 개를 들고 퇴근한다.
그렇다면 투자자의 입장에서 버펫과 그린버그, 두 사람 중 누구의 주식을 사는 것이 더 현명한 일일까? 슈로더는 “그것은 마치 반 고흐와 모네 중에서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를 묻는 것과 같다”면서 결정하기가 매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http://www.nytimes.com/library/financial/investing/072300invest―buffet.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