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존]최무룡, 실패한 인생을 산 완벽한 배우

  • 입력 2000년 7월 20일 10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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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부천영화제는 'Homage to 최무룡' 부문을 마련해 영화배우 최무룡의 대표작 4편을 상영하고 있다.

18일 복사골 문화센터에서 '영원한 연인 최무룡'이라는 주제로 최무룡의 연기와 인생을 추모하는 시간이 있었다. 행사의 1부는 최무룡의 영화세계를 비평적으로 접근하는 영화평론가협회의 발제와 토론이 있었고, 2부는 그를 추모하는 영화인들이 기억을 나누는 자리였다.

1951년 <탁류>로 데뷔한 최무룡은 1999년 11월 심장마비로 죽기까지 파란의 삶을 산 인물. <오발탄>을 비롯 2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으며, <나운규의 아리랑> 등 15편의 영화를 감독했다. 맑고 정확한 발성과 강렬한 눈빛으로 대중을 사로잡은 최무룡은 사실성을 바탕으로 한 신극 연기를 추구했던 배우다.

스크린과 무대의 영원한 배우로 남길 원했던 최무룡은 말년에 '대끼야'라고 불리는 약장수 공연과 <어머니 전상서>등 악극에 출연하며 노래와 연기를 이어갔지만 생활은 아주 빈궁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최무룡은 1999년 11월 11일 서민아파트에서 외롭게 살다 7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영화배우협회 신출 회장은 "최무룡은 남편으로도, 아버지로도, 정치인으로도 철저히 실패한 인생을 살았지만 타고난 재능과 열정으로 배우로서는 완벽한 분"이라면서 "연기로나 인품으로나 가장 존경 받는 선배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세 명의 할머니 팬이 작고한 최무룡을 추모하러 다녀갔지만 영화팬들의 발길은 드물었다. 영화배우 최민수 씨는 "아버지에 대한 가슴 아픈 기억"을 이유로 불참했다.

<한승희(lisahan@film2.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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