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 프로젝트21]브로드웨이 최대 호황 만끽

  • 입력 2000년 7월 11일 19시 10분


지금 브로드웨이는 호황을 만끽하고 있다. 지난해 공연 수입이 사상 최대였다. 1년치 예약이 끝난 ‘라이언 킹’를 비롯해 ‘시카고’ ‘아이다’ ‘미녀와 야수’ 등 롱런하는 뮤지컬이 10개가 넘는다. 그것도 ‘메이드 인 런던’이 아닌 ‘메이드 인 뉴욕’이다.

1980년대 이후 브로드웨이를 점령한 것은 영국산 뮤지컬이었다. ‘브리티시 인베이전’의 전위에는 ‘캣츠’ ‘미스 사이공’ ‘레 미제라블’ ‘팬텀 오브 오페라’ 등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빅4’가 섰다. 100년 가까이 정상을 지켜온 미국 뮤지컬의 영화가 저무는 듯했다.

침체에 빠졌던 브로드웨이 뮤지컬은 96년 혜성처럼 나타난 조너선 라슨의 ‘렌트’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 뒤를 ‘라이프’가 받쳐줬고 대작 ‘타이타닉’이 선전하면서 중흥기를 맞게 된다.

98년 ‘라이언 킹’의 ‘대박’은 미국을 뮤지컬 최강국으로 다시 우뚝 세운 결정타가 됐다. 명 연출자 줄리 데이머는 동명 만화영화를 혁신적인 사운드와 비주얼의 뮤지컬로 재탄생시켰다. 엘튼 존의 발라드곡(‘Can You Feel The Love Tonight’ 등)을 아프리카 리듬으로 과감히 편곡했고, 머리만 큰 우스꽝스런 동물 가면 대신 정교하게 제작된 의상을 도입했다. ‘라이언 킹’의 성공으로 고무된 디즈니는 브로드웨이에 본격적으로 진출, 타임스스퀘어 중심가 극장을 장기 임대해 ‘아이다’ ‘미녀와 야수’를 올려 모두 성공했다.

요즘 브로드웨이는 오프브로드웨이에서나 시도할 법한 새로운 형식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토니상을 수상한 ‘콘택트’는 이런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새로 작곡된 노래가 한 곡도 없이 토니상을 받은 첫 사례이기 때문. 기존 노래에 춤 위주로 이야기를 진행하는 파격이 공인을 받은 것이다. 뮤지컬이라고 부르기엔 알쏭달쏭해 ‘댄스 플레이’란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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