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파업 위기]勞-政 물밑대화, 대타협 막판 기대

  • 입력 2000년 7월 10일 18시 41분


‘한쪽은 명동성당으로, 다른 쪽은 파업대책 상황실로….’

외견상으로는 한치의 양보없이 평행선을 그리는 노정양측이 파업을 눈앞에 두고 물밑접촉을 계속 진행중이다.

이정재 금감위 부위원장은 파업대책 실무단장을 맡으면서 한편으로는 비공식협상 책임자로 노조측 실무자와 꾸준히 만나면서 대타협의 전기를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위원장은 1, 2차 노정협상이 물거품으로 되자 “원래 협상이란 막판까지 기다려봐야 알 수 있는 것”이라며 막판타협의 여운을 남겼다. 11일 새벽까지도 노조측과 대화시도를 계속한다는 복안이다.

1, 2차 협상에 직접 참여한 김영재 금감위 대변인도 “시장분위기와 언론보도 등 여건이 정부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지만 정부는 막판까지 노조를 설득하고 노조지도부도 개혁에 동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정부측은 노조가 요구하는 관치금융청산특별법 제정과 금융지주회사제 유보 및 강제합병중단, 관치금융으로 인한 부실 정부 매입 등 3가지 안을 하나라도 받아들이기가 곤란하다는 입장.

금감위 고위관계자는 “현재로선 정부는 갈수록 파업명분을 잃고 있는 노조집행부를 설득해 파업계획을 스스로 풀고 대화의 장으로 유도하는 방법이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4시30분에 예정된 노사정위원회 주관의 3차협상도 정부에서는 회동이 성사되길 바라는 눈치지만 노조측은 ‘책임있는’ 당국자가 제대로 된 방안을 들고나오지 않는 한 만남 자체를 거부하고 있어 결국 이뤄지지 못했다. 정부는 일부 은행이라도 파업이 장기화되면 구조조정 일정에 차질을 가져올 것을 염려하는 눈치다.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