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윔블던대회]발목부상 샘프러스 3회전 턱걸이

  • 입력 2000년 6월 29일 19시 27분


피트 샘프러스(미국)는 '부상 악령'을 떨쳐낼 것인가.

29일 영국 런던 근교의 올 잉글랜드 코트에서 열린 톱시드 샘프러스와 카롤 쿠체라(슬로바키아)의 윔블던테니스대회 남자단식 2회전. 세트스코어 1-1로 맞선 샘프러스가 3세트 5-2 상황에서 갑자기 얼굴을 찌뿌리며 타임아웃을 요청했다. 왼쪽 발목과 아킬레스건에 심한 통증을 느껴 경기를 잠시 중단시킨 것. 트레이너의 응급조치를 받은 그는 아픔을 견뎌내며 3-1(7-6 3-6 6-3 6-4)로 간신히 승리했다. 경기가 끝난 뒤 그는 코트 근처의 한 병원에서 MRI 등 정밀검사와 치료를 받았다. 샘프러스는 3회전에서 무명의 저스틴 짐블스톱(미국)과 맞붙는다. 일단 손쉬운 상대로 꼽히지만 샘프러스가 앞으로 계속 최상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 통산 윔블던 7회 우승과 메이저 최다우승기록인 13회를 노리는 샘프러스가 부상이라는 뜻하지 않은 암초에 부딛친 셈이다.

샘프러스는 지난해 US오픈에서 허리 디스크로 경기를 포기한 적이 있으며 올 호주오픈에서도 엉덩이 통증에 시달리는 등 최근 메이저대회에서 잇딴 불운에 시달렸다. 게다가 이달초 프랑스오픈 1회전 탈락의 아픔까지 겪어 유독 인연이 깊은 윔블던 타이틀 만큼은 꼭 따내겠다는 각오였다.

올 프랑스오픈 준우승자인 3번 시드의 마그누스 노르만(스웨덴)은 벨기에의 올리버 로커스에게 2-3으로 패했다. 여자단식에서 톱시드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는 3회전에 안착했고 요정 안나 쿠르니코바(러시아)는 2회전에서 탈락, 남성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은퇴 후 4년만에 윔블던에 복귀한 철녀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미국)는 마리안 드 스와트(남아공)와 짝을 이룬 여자복식 1회전에서 호프만(네덜란드)-바체바(불가리아)조를 3-1로 꺾었다. 이 대회에서 나브라틸로바는 빌리 진 킹의 윔블던 최다승(20회) 타이기록에 도전한다.

한편 이날 여자단식에 나선 안나 스매시노바(이스라엘)는 경기 도중 화가 난 나머지 관중석을 향해 공을 날려 비난을 샀다. 또 거친 매너로 96년 이대회 출전자격을 박탈당했던 제프 타랑고(미국)는 폴 골드스테인(미국)과의 남자단식 2회전에서 패한 뒤 악수를 거부해 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김종석기자·윔블던외신종합〉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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