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카이로연극제 초청 공문 오류 뒤늦게 발견

  • 입력 2000년 6월 21일 19시 17분


May는 6월?

극단 물리는 18일 예술의 전당에서 끝난 ‘레이디 멕베스’로 이집트에서 9월1일 개막 예정인 제12차 카이로국제실험연극제에 참가하기 위해 5월부터 준비해 왔다. 연극협회가 발간하는 ‘한국연극’ 5월호에 실린 작은 단신이 계기가 됐다. 여기에는 ‘참가신청 서류는 6월15일까지 도착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그러나 극단 물리 측은 6월초 예술의전당으로부터 “자료를 준비하다 마감이 5월15일이라는 영문 서류를 발견했다”는 날벼락같은 통보를 받았다.

이미 마감이 끝난 것이다. 그 원인은 초청 공문을 우리 말로 옮긴 한글 서류에 있었다. 3쪽짜리 영문서류와 이집트 서류에는 마감기한이 5월15일이었지만, 이를 옮긴 한글 서류에서는 6월15일로 ‘둔갑’한 것이다.

이 서류는 3월부터 3개월에 걸쳐 외교통상부 문화협력과→문화관광부 공연예술과→연극협회→극단 물리→예술의 전당을 경유했다. 이 서류가 거쳐간 ‘책임있는 관계기관’들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뒤늦게 발견했다는 예술의 전당측은 “어쨌든 시끄럽지 않게 잘 마무리됐으면 좋겠다”며 혹시 ‘불똥’이 튈까 조심하는 눈치. 연극협회의 한 관계자는 “문화부에서 받은 서류를 그대로 작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광부 공연예술과는 “한글 문서는 외교부에서 받은 것”이라며 “설마 May가 6월로 표기됐을 지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문화협력과는 “한글 서류는 우리가 작성한 게 아니라 주한 이집트대사관측에서 만든 것을 그대로 문화부에 보냈다”고 말했다.

외교부 문광부의 담당 부서에서는 “영문서류도 첨부됐는 데 참가 희망단체가 서류를 꼼꼼히 챙겼어야 하지 않느냐”는 볼멘 목소리와 함께 ‘지각 출품’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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