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美관계 정상화의 길

  • 입력 2000년 6월 19일 19시 11분


미국정부가 어제 취한 대북(對北)경제제재 완화 조치는 한반도의 안정이나 남북관계의 진전을 위해서도 고무적인 일이다. 이번 조치로 미국과 북한간에는 무역 투자 금융거래 수송 여행 등 경제활동을 위한 기본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북-미(北-美)관계에도 앞으로 남북관계에 못지 않은, 상당히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어제 나온 대북 경제제재 완화 조치 내용은 미 행정부가 작년 9월 북-미 베를린 합의 직후 그렇게 하기로 이미 약속했던 내용이다. 그 내용이 어제 미 행정부 관보에 게재됨에 따라 행정적인 절차가 완료돼 정식 발효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미 행정부가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의식하고 서두른 조치임에 틀림없다.

북한측 역시 작년 9월 베를린 합의 직후 발표한 바 있는 ‘미사일 시험 발사 유예’를 오늘 재확인한다는 보도다. 북한은 작년 발표 때는 ‘북-미 고위급회담이 지속되는 동안’이라는 단서를 붙이는 등 그 실천 여부를 미국의 대북정책과 연관시켜 놓았다. 그러다가 미국이 어제 대북 경제제재 완화 조치를 ‘실천’함에 따라 빠르면 오늘 그 발표를 다시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취한 대북 경제제재 완화 조치가 북-미간 교류의 모든 장벽을 제거한 것은 아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테러지원국이라는 담을 아직 허물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이 최근 중국에 부여하기로 한 것과 같은 최혜국대우(MFN)나 일반특혜관세(GSP)가 북한상품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북한의 미국시장 진출은 아직 불가능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미국은 또 법적으로 테러지원국 등에 대한 국제금융기관의 금융지원에 ‘의무적인 반대’를 하도록 되어 있다. 그 같은 ‘의무적인 반대’ 때문에 북한이 국제금융시장에서 ‘돈’을 얻기란 사실상 어려운 게 현실이다.

우리는 미국의 이 같은 대북 ‘장벽’도 가능한 한 빨리 제거되기를 희망한다. 북-미간의 관계진전은 바로 남북한관계의 발전은 물론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에도 기여할 것이기 때문이다. 북-미관계의 현안, 이를테면 이달 말로 예정된 미사일회담의 진전이나 94년 제네바합의에 따른 상호연락사무소 설치 등도 하루 빨리 이뤄지기를 바란다.

북-미관계의 교착상태는 북한측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 북한은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에 가입하는 등 국제사회 일원으로서의 의무를 더욱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북한이 앞으로 얼마나 성실한 자세로 국제사회에 나서기 위한 노력을 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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