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치술의 산길따라 걷기]윈드재킷 필수 …

  • 입력 2000년 6월 7일 19시 27분


지난해 7월초 백두산 산행때다. 천지 아래 고원지대에서 난데없는 폭우를 만났다. 취재온 사진기자는 비옷도 없이 30여분간을 계속 걷다가 결국은 포기하고 버스로 되돌아왔다. 방수처리된 가방이어서 카메라가 젖지 않아 다행이었다. 이렇듯 산에서는 날씨가 변화무쌍하다. 여기에 적절히 대처 못하면 큰 피해를 보게 된다. 심지어는 목숨까지도. 산행 초보자들은 항상 이런 점을 유념해 산행에 알맞은 복장을 갖추자.

‘무엇을 입을까.’

요즘에는 깃달린 얇은 긴소매 면티셔츠에 바람이 잘 통하는 헐렁한 바지가 좋다. 청바지는 ‘×’. 땀에 젖으면 뺏뺏해져 걷는 데 지장을 준다. 얇은 면양말에 두꺼운 스포츠양말을 겹쳐 신는다. 바지 밑단을 양말속에 넣는 스타일은 좋지 않다. 땀배출을 막기 때문.

‘무엇을 신을까.’

등산화(국산 4만∼15만원선)를 권한다. 요철 많은 산길에서 발목을 지지해주고 바닥에 쿠션도 있어 발의 피로를 덜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의치 않으면 운동화도 좋다.

‘바람막이는 필수.’

윈드재킷(얇은 잠바 등 겉옷)은 항상 지니고 다니자. 지구기온은 표고 100m 상승때마다 약 0.65도씩 낮아진다. 도심기온이 20도라면 설악산 대청봉 (해발 1708m)은 11도가 낮은 9도 정도. 바람까지 분다면 체감온도는 훨씬 낮다. 이 때 윈드자켓 없이 그 바람에 노출된다면 외기와 바람에 체열을 빼앗겨 급격한 체온저하로 생명까지 위협당하는 ‘하이포서미아(hypothermia)’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윈드자켓은 항상 지녀야 한다.

‘무엇을 쓸까.’

모자는 시야가 넓고 통풍이 잘되는 망 달린 짧은 챙 모자(1만5000∼2만원)가 좋다. 98년 가을 북한산에서 챙넓은 모자 때문에 머리 위에 돌출된 바위를 보지 못해 고개를 들다 부딪혀 다친 경우를 보았다.

면장갑은 땀 배출을 막고 바위를 잡고 오를 때 벗겨질 수 있으니 끼지 말자.

배낭은 학생용 책가방도 무난하다. 주의할 것은 물건을 담을 때 등쪽에 폭신한 의류를 깔고 자주 꺼낼 것은 맨 위쪽에 놓는다는 것. 장비는 자주 다니다 보면 필요한 것이 생기니 그때 가서 구입토록 하자.

윤치술(고어텍스아웃도어클럽 클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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