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건설…비료…"고맙다 남북정상회담"

  • 입력 2000년 6월 7일 19시 27분


남북 정상회담이 불과 나흘앞으로 다가오면서 주식시장에서 남북 경제협력 수혜주들이 강력한 테마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업종이 건설주. 7일 건설주는 62개 상장종목 중 동신 하나만 빼고 61개가 상한가를 기록, 5일에 이어 이틀째 초강세를 보였다. 코스닥 건설사들 역시 쌍용 유원건설 등 14개 종목이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등 동반 강세.

이밖에 시멘트 비료 전자 등 수혜주로 꼽히는 종목들도 강세장에서 마음껏 활개를 쳤다.

▽건설주 강세 배경〓지나치게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확산된데다 남북경협 재료가 맞물려 강한 상승세를 탄 것으로 분석된다.

동원증권은 7일 건설업종에 관한 보고서에서 “30개사 상장 건설회사의 올 경상이익이 작년에 비해 11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적극 매수를 추천했다.

특히 건설업종의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올해 2.6, 내년엔 1.9배로 다른 업종이 ‘추종할 수 없는 수준’으로 가격 메리트가 매우 높은 상태라고 평가했다. PER는 낮으면 낮을수록 저평가됐다는 의미로 그만큼 상승여력이 크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상회담이 임박하자 ‘잊혀졌던’ 남북경협 재료가 다시 부각됐다는 것. 건설업종은 총선직전 정상회담 발표시 한 차례 강한 상승세를 탔으나 대표격인 현대건설의 유동성위기설이 나돌면서 금세 열기가 식었었다.

▽건설주 동반상승은 한시적〓하지만 지금처럼 모든 건설주가 계속 오르기는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 건설회사는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할 경우 북한 사회간접자본(SOC) 확충과 관련, 성장성이 기대되지만 전 업체가 수혜를 입을 수는 없다는 것.

LG투자증권 김웅수 선임연구원은 “국내 건설회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철도복원사업, 장전항 및 서해안공단 조성사업 등 공공부문에서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겠지만 대북사업의 수익성은 불확실한 편”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 박용완 연구위원도 “남북경협을 호재삼아 그동안 건설주들이 투자자들로부터 소외받았던 가장 큰 요인인 ‘저(低)성장성’이 상당부분 치유되겠지만 대형사들만 재미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

두 애널리스트는 현대산업개발 LG건설 대림산업 등 대형 상장종목을 중심으로 건설주 주가도 차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타 수혜주들〓남북 경제협력사업자 승인을 받은 기업들이 초강세. 시멘트 사일로 건설을 추진중인 동양시멘트가 5일에 이어 7일에도 상한가를 기록한 것을 비롯, 주대우 대우전자 한일합섬 고합물산 국제상사 LG상사 신원 현대상선 등도 이틀째 상한가행진을 이어갔다.

경협이 활성화할 경우 북한이 식량난 타개를 위해 토양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속에 조비 동부한농화학 남해화학 등 비료업체들도 상승세가 꺾이지 않았다.

증권 전문가들은 “남북경협은 자칫 힘만 들이고 돈은 벌지 못하는 수도 많다”며 “과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인지 각 기업의 대북사업 내용을 사전에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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