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닥터의 건강학]소아치과 한세현교수

  • 입력 2000년 6월 6일 21시 11분


서울대 치대 소아치과 한세현교수(54)는 아들과 딸의 예쁘고 건강한 치아를 위해 세가지를 실천했다. △골고루 잘 먹기 △자기전에 반드시 이 닦기 △정기적인 충치검사가 바로 그것이다.

"하루3번 3분씩 이를 닦으면 좋지만 현실적으로 정말 힘든 일입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만 이를 닦아도 충치 등 치과질환을 상당히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교수는 자신의 치아건강은 제대로 챙기지 못한다. 하루 한갑씩 담배를 피우고 일주일에 2~3일은 술을 많이 마시는 탓에 양치질을 못하고 그대로 잔다. 특별한 건강법도 없다. 조정 등 젊었을 때 열심히 운동한 것이 전부다. 그가 평소 환자에게 강조하는 '몸건강〓치아건강'는 말과도 안맞는다.

"의사를 그대로 따라 하지 말고 의사의 말을 따라 해야 합니다."

소아치과 환자의 대부분은 신생아부터 초등학생까지. 말귀를 잘 못알아듣고 치과 치료를 무서워하는 아이들을 다루는 비법은 없다. 우선 참아야 한다. 진료기록부에 이름과 나이가 있지만 모른 척하고 이름을 묻고 불러주는 것이 의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아이들을 좋아하고 사랑하지 않고는 힘든 일이다. 치료가 끝난 뒤 맛있는 음식을 즐겁게 먹는 어린 환자의 얼굴을 떠올리면서 자연스레 보람을 느낀다.

"말을 안들어 치료가 어렵다고 전신마취나 약을 쓰면 절대 안된다. 치과의사나 엄마가 편하려고 아이에게 해가 되는 행동을 하면 안된다." 한교수가 제자들에게 늘 강조하는 말이다. 치료가 힘든 환자를 만났을 때 쉽게 치료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라는 얘기다.

치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어린이 행동의 특징과 대처법에 권위자인 그에게 두 가지 바람이 있다.

우선 여성이 임신하면서부터 치과의사에게 치아건강 교육을 받고 신생아가 3살이 될 때까지 의무적으로 정기검사를 받아야 한다. 엄마 뱃속에서 젖니가 만들어지고 태어난 뒤 간니가 만들어질 때까지 영양섭취에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하나는 치아건강에 소홀한 언청이 뇌성마비 등 장애인의 치과질환을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전문치과병원을 세우는 것이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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