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토종군단' 대전의 무서운 힘

  • 입력 2000년 6월 4일 19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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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시티즌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향토기업의 콘소시엄으로 96년 창단,97년 프로에 첫 발을 딛은 대전은 줄곧 하위권에 머물렀다. 올시즌을 앞두고도 전문가들은 대전을 하위권으로 지목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게다가 용병하나 없는 '토종군단'인데다 팀 간판인 김은중과 성한수,신인 이관우 등이 줄줄이 부상까지 당해 바닥권을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였다. 시즌 첫 대회인 대한화재컵에서 B조 최하위를 할 때만해도 이같은 예상은 적중했다.

하지만 정규리그인 K리그에서 보여준 대전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대전은 3일 광양 원정경기에서 전남 드래곤즈에 2-1로 역전승을 거두고 승점 10(4승1패)을 기록, 단독선두를 질주했다.

'시민 군단' 대전의 힘은 뭘까.김기복 감독의 용병술과 선수들 투지의 합작품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

골잡이 공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김 감독은 중앙수비수 유동우와 김태완 김성근 신상우 등으로 하여금 상대 스트라이커와 플레이메이커를 맨투맨으로 꽁꽁 묶게 해 실점을 최소화한다. 그리고 정성천 신진원 이호성 박경규 등을 내세워 번개역습을 꾀하는 전략으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여기에 타구단에 비해 절대적으로 떨어지는 대우를 강한 정신력으로 만회 하려는 선수들의 투지가 어우러져 상승작용을 일으킨다는 것.

부상중인 간판스타들도 속속 복귀하고 있어 대전의 상승세는 계속 될 전망. 김은중과 공오균이 전남전에서 복귀했고 조만간 성한수와 장철우 이관우 등이 속속 컴백할 예정이다.

한편 3일 열린 경기에서 부산 아이콘스는 울산 현대를 1-0으로 꺾고 대한화재컵부터 이어온 8연패의 긴 터널을 빠져나왔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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