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박찬호 6승…8안타 맞고도 위기관리 잘해

  • 입력 2000년 6월 4일 19시 39분


왼손엔 여전히 약했지만 '인터리그'엔 강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27·LA다저스)의 지난해 왼손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무려 0.358.오른손 타자를 상대로 한 피안타율 0.207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높은 수치다.

4일 애너하임 엔젤스의 마이크 소샤감독은 이를 감안, 선발라인업에 3명의 스위치히터를 포함해 왼손타자 7명을 집중배치시켰다.결과적으로 소샤감독의 용병술은 성공.

박찬호는 5와 3분의2이닝 동안 맞은 8안타 전부를 왼손타자에 내줬다.하지만 그는 '인터리그에 강한 사나이'였다. '인터리그'는 메이저리그 관중동원의 한 방편으로 97년부터 도입된 것으로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의 같은 조 팀들이 서로 맞붙는 제도.

박찬호는 인터리그 경기에서 단 한번도 패한 적이 없다.아메리칸리그 서부조의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텍사스 레인저스를 상대로 1승씩을 거뒀고 애너하임전에서 이날 경기까지 포함,2승을 따내 4승 무패에 평균자책 2.54.

이날 박찬호는 8안타와 4사구 5개 등으로 2회를 빼곤 6회까지 매회 주자를 내보냈지만 고비마다 삼진으로 위기를 벗어나는 마운드 운영능력을 보여줬다. 게다가 다저스 타선은 1회 3점을 뽑아내는 등 초반에 '지원사격'을 해줘 박찬호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다저스의 찬호 도우미 게리 쉐필드는 두 개의 홈런을 날리는 등 4타수 3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

박찬호는 5회까지 6안타 1실점으로 애너하임 타선을 막아냈으나 6회부터 구위가 현저하게 떨어졌다. 30도가 넘는 더운 날씨에다 투구수가 100개를 넘어갔기 때문.그는 볼넷 두 개와 2안타로 2점을 내준뒤 2사 1,2루에서 구원투수 테리 아담스에게 바통을 넘기고 마운드를 물러났다. 다저스는 구원투수진의 호투가 이어지며 8-3으로 승리.

6월의 스타트를 기분좋게 끊은 박찬호는 "1구 1구에 자신감을 갖고 던지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지난해 전반기까지 5승7패였으나 올해는 벌써 6승째(4패).

다음등판은 9일 오전 10시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이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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