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메이저은행 매수로 3년 국고채금리 급락

  • 입력 2000년 5월 24일 17시 03분


메이저은행의 강한 매수세에 힘입어 3년만기 국고채금리가 급락했다. 불안심리에 의해 너무 올랐다는 경계감으로 추가상승이 막히고 손절매물이 일단락된데다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 매수세를 자극했다.

그러나 불안요인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아 금리 오름세가 꺾인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만만찮아 향후 금리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24일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전일비 0.14포인트나 급락한 9.02로 마감됐으며 3년만기 회사채수익률도 0.05%포인트 내린 10.0%로 마감됐다.

3년만기 국고채금리는 급락했지만 다른 채권금리 낙폭은 적었다. 메이저은행의 매수세가 3년만기 국고채로 집중됐기 때문이다.

오전장을 약보합세로 마친 채권시장은 오후장 들어 메이저은행으로부터 강력한 매수세가 유입되자 급락하기 시작했다. 때맞춰 환율이 급락세로 돌아서고 주가도 반등하는 등 주변시장이 호전되자 투신사등 일부 금융기관도 매수에 가담했다.

메이저은행은 단기물을 팔고 3년만기 국고채 위주로 장기물을 4천억원정도 매수한 것으로 추정된다.

메이저은행의 채권딜러는 "최근의 금리급등이 수급이나 펀더멘탈을 반영했다기 보다는 불안심리에 의해 오른 데다가 환율급등세도 꺾여 매수에 나섰다"고 말했다.

손절매물을 쏟아냈던 대다수 은행들은 금리가 급락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추가하락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노출했다. 세계적인 고유가-고금리 추세라는 대외불안요인과 금융기관 구조조정 및 공적자금 추가조성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명쾌하게 정리되지 않은 국내불안요인에 의해 금리가 언제든지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이에따라 채권금리는 당분간 메이저은행의 매수세와 대다수 나머지 은행의 매도세 간에 힘겨루기에 의해 좌우되는 혼조양상을 띨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의 한 채권딜러는 "오늘 금리 급락이 시장여건이 개선됐다는 공감대에서 나왔다기 보다는 한 은행의 특정종목(3년만기 국고채)에 대한 공격적인 매수에 의해 주도됐기 때문에 금리 오름세가 완전히 꺾였다기 보기는 어렵고 환율 주가 주변시장이 흔들리면 금리도 덩달아 흔들릴 수 있는 불안한 하락"이라고 말했다.

민병복 <동아닷컴 기자> bb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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