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수이식 제때 받으면 75% 생존" 카톨릭의대 김동욱교수

  • 입력 2000년 5월 23일 19시 00분


“백혈병 환자가 제때 골수를 이식받으면 대부분 생명을 건질 수 있는데도 적합한 골수를 구하지 못해 숨져가고 있습니다.”

가톨릭의대 조혈모(造血母)세포이식센터의 김동욱(金東煜·40·사진)교수가 최근 아시아 최초로 ‘타인간 골수이식’을 100번째 시행했다. 타인간 골수이식은 환자의 유전자형과 같은 가족을 찾을 수 없어 가족 외 다른 사람의 기증을 받아 골수를 이식하는 것.

100번째 골수 이식을 받은 환자는 백혈병 바로 전 단계로 그대로 놔두면 90% 이상이 숨지는 ‘골수이형성증후군’에 걸린 김모씨(21).

김교수는 1995년 10월 국내 첫 타인간 골수이식에 성공했고 5년반 만에 100번째 환자를 시술한 셈. 환자는 현재 건강한 상태.

김교수는 “지금까지 타인간 골수를 이식받은 환자의 54%가 건강하게 살고 있다”면서 “생존율이 낮은 것은 대부분 너무 늦게 골수 이식을 받기 때문”이라고 설명.

그는 “급성백혈병환자가 2개월 이내에 이식받으면 75% 이상 새 삶을 얻을 수 있지만 9개월이 지난 뒤 이식받으면 생존율이 40% 이하로 뚝 떨어진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골수기증자가 적기 때문에 환자에게 맞는 골수를 찾을 확률이 낮고 이 때문에 수술이 늦어지고 있다고.

김교수는 한국인과 유전자형이 비슷한 일본 대만 등의 골수은행에 협력을 구하고 있으며 일본인과 대만인의 골수로 한국인 10여명을 살렸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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