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 은행 등 금융주 상승세 타나

  • 입력 2000년 5월 23일 17시 01분


대표적인 대중주인 은행과 증권 등 금융업종 종목들이 초강세를 기록해 상승 지속 여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주식시장에서는 폭락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금융 구조조정 방안 가시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은행과 증권, 보험, 종금 등 금융업종지수가 오랜만에 모두 상승했다.

은행업종지수의 경우 전날보다 3.67포인트(4.8%) 오른 79.58로 마감, 이틀간의 약세에서 벗어났다.

개별종목으로는 조흥은행(+195원)과 한빛은행(+150원), 외환은행(+195원) 등 3개 시중은행을 비롯해 부산은행과 대구은행 등 6개 지방은행이 가격 제한폭까지 올랐다.

코스닥시장의 두 개 은행인 기업은행과 평화은행도 역시 상한가 대열에 합류했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유일하게 60원 떨어져 눈길을 끌었다.

1만원선이 무너지면서 급추락세인 신한은행은 은행 구조조정에서 예상되는 합병을 거부하고 독자 생존의 길을 찾으려는 것이 투자자들에게는 부정적으로 비춰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민은행과 주택은행간 합병은 어렵고 두 은행이 주도해 중견 우량은행을 묶는 형태로 합병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신한은행이 틈새시장을 노려 독자생존을 취하는 것은 주가에는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유는 분명치 않지만 어쨌든 외국인들은 이날 하루만 87만주를 순매도하는 등 최근 3일간 120만주의 신한은행 주식을 순매도했다.

증권업종지수도 전날보다 41.64포인트(5.8%) 상승한 764.08로 마감해 지난 4일이후 처음으로 오름세로 돌아섰다.

증권주들도 일부 우선주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상승했다.

보험업종지수의 경우 전날보다 15.51포인트 오른 1783.25를 기록했으며 종금업종지수도 전날보다 1.50포인트 오른 45.16을 기록하며 이달들어 처음 상승했다.

금융업종의 이같은 상승은 정부가 우량은행과 부실은행을 묶는 게 아니라 금융지주회사를 만들고 부실 은행들을 자회사 형태로 통합하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가시화하고 출자은행의 감자도 하지 않겠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비롯됐다.

물론 금융업종들이 지나치게 많이 떨어졌다는 점도 상승을 뒷받침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번 상승으로 시장이 다소 안정감을 찾아가겠지만 시장 여건 등을 고려할 때 대세 상승에 이르기에는 미흡하다는 평가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의 김진상 차장은 "오늘 전해진 금융구조조정 방안은 새로운 내용이 아니고 이미 알려진 것"이라며 "정부의 금융구조조정이 예상보다 빨리 밑그림이 그려진 것이 아니냐는 반응으로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대신경제연구소 한정태 선임연구원도 "은행 등 금융업종이 상승세로 돌아설 확실한 재료는 아직 없다"며 "부실은행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공적자금 투입 및 규모 등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이 나와야 본격적인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성<동아닷컴기자>basic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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