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금리―환율 '꿈틀'…안정세 개지나

  • 입력 2000년 5월 21일 19시 44분


지난 2월말 이후 큰 폭의 등락없이 안정세를 유지해왔던 금리와 환율이 지난 주말 새한그룹 워크아웃 여파와 제2경제위기설 등으로 큰 폭으로 동반상승하면서 시장 관계자들이 향후 금융지표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가도 나름대로 바닥을 찍고 반등의 기미를 보이다가 각종 악재가 터지면서 증시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리 환율 안정세 지속될까〓새한 워크아웃이 터진 19일 3년만기 회사채 수익률은 0.08%포인트,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0.09%포인트 올랐다. 이는 2월말 이후 0.01∼0.04%포인트 내외에서 보합세를 보이면서 저금리기조를 유지해왔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큰 편. 이에 따라 시장 관계자들은 지난 주말 금리 오름세가 ‘일시적 상승’이 아니라 ‘기조변화’가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금리가 앞으로 오를 것이라고 보는 쪽은 지난주부터 은행 등 기관투자가들이 보유 국고채물량을 많이 쏟아내놓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매도물량은 투신권 붕괴와 그동안 큰 손 역할을 톡톡히 했던 은행권의 매수세력이 줄면서 시장에서 소화되지 않은 채 금리만 오르고 있는 실정. 또 채권시가평가제의 영향권에 진입하면서 기관투자가들이 채권 편입을 꺼리고 있는 것도 금리 상승의 한 요인.

그러나 한 채권딜러는 “일시적인 심리적인 요인 때문에 채권을 사들이기를 기피하고 있으나 회사채 수익률이 10%선을 돌파하면 또 다시 단기 매매차익을 노린 매수세가 일어나면서 보합세를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원달러환율은 외환시장에서 일방적인 절상(원화강세, 환율하락)분위기는 완전히 사라진 상태.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원화가 중장기적으로 강세를 보여 하반기에 1100원대가 깨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던 국내외 경제연구소도 최근 태도를 바꾸고 있는 분위기.

이는 무역수지흑자폭 축소와 외국인 주식자금 유입이 지난 4월 겨우 1억달러 순유입으로 끝나는 등 달러공급이 크게 줄고있고 여기다 국내 금융시장 불안감이 가세했기 때문.

▽주식시장〓국내 주식시장이 잇따라 터지는 악재로 설상가상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수급불안으로 700선이 무너지는 초 약세장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채권금리와 원달러 환율의 동반 상승추세는 반등의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리고 있다.

특히금융시장 지표가 점차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전해진 지난 주 후반의 미국증시의 폭락소식은 이번 주 국내 증시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KTB자산운용 장인환사장은 “코스닥시장의 경우 미국 나스닥시장의 폭락으로 지난 주말의 장중 반등이 자칫 기술적 반등으로 그칠 공산이 커졌다”며 추가하락 가능성에 비중을 뒀다. 거래소시장도 ‘700선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는 듯 했으나 환율상승에 따른 외국인의 이탈 가능성, 미국증시의 폭락 등 악재가 겹치면서 약세장으로 출발할 가능성에 비중을 두는 분위기.

<이강운·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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