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 조흥은행 주가 왜 이러나

  • 입력 2000년 5월 16일 10시 09분


조흥은행 주가 왜 이러나.

거액의 미국의 대형펀드에 거액의 부실자산 매각하고 자본을 유치하겠다는 대형호재에도 불구하고 조흥은행의 주가는 속절없이 미끌어져 연중최저(1,755원)수준으로 밀리고 있다.

조흥은행은 15일 미국 써버러스와 제휴해 부실자산 1조5천억원을 매각하고 5억달러의 자본을 유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뿐 아니라 2억5천만달러의 워크아웃채권을 써버러스에 매각한하는 계획도 덧붙였다.

그런대도 15일 조흥은행의 주가는 1,775원으로 주말비 185원이나 하락했다. 발표후 장중 한때 2,240원까지 상승했으나 쏟아지는 매물을 이기지 못하고 내림세로 돌아서 연중최저치로 장을 마쳐야 했다. 16일에도 내림세는 이어져 오전 오전10시5분현재 1,690원을 기록하고 있다.

호재를 무색케 하며 주가가 이처럼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은행발표가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금융계는 보고 있다.

조흥은행의 발표가 과연 성사될 수 있을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시각이 만만찮게 퍼져 있는 것이다.

이에대해 조흥은행 관계자는 "미국 써버러스는 자산운용규모가 65억달러인 미국의 부실채권투자전문 펀드이고 연기금 대기업 금융기관 등이 주요 고객"이라며 "써버러스가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국내에 잘알려진 론스타처럼 미국에서는 부실채권투자 분야에서 유명한 펀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조5천억원의 부실채권 매각문제는 현재 매각대상 채권을 분류하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써버러스와 조흥은행이 1,2주내에 대상 채권에 대한 실사를 시작해 실사작업이 끝나면 할인율을 적용해 7,8월중 매각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5억달러의 자본유치에 대해선 "실사결과가 나와야 하고 정부의 승인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언제 자본이 도입될 수 있을지 현재로선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흥은행의 발표가 시장의 신뢰를 얻는데 실패한 것은 국내 금융기관 구조조정에 대한 해외의 시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우량은행도 아닌 조흥은행이 투자유치를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해 시장이 믿음을 갖지 못하기 있기 때문이라고 금융계 관계자들은 말했다.

여기에다 지난 98년 조흥은행이 재미교포사업가 김종훈 전유리시스템스회장으로부터 외자를 유치하겠다고 발표한 후 부도를 내고 미국 생명보험회사로부터의 외자유치도 실패하는 등 몇번의 외자유치실패기억도 시장에 확신을 주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조흥은행의 이번 발표는 정부가 출자한 한빛 조흥 외환 평화은행 등의 합병설이 무성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자칫 합병을 피하기 위한 카드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민병복 <동아닷컴 기자> bb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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