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올 주택공급물량, 50만 vs 30만 논란

  • 입력 2000년 5월 3일 19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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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적정한 주택 공급물량은 얼마나 될까.

연초 시장 전망과는 달리 신규 분양아파트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하자 올해 공급될 아파트의 적정 물량에 대한 전문가들의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의 올해 공급목표량 50만가구에 육박하는 수치를 적정량으로 주장하는 반면 30만 가구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정부의 계획이 적정하다고 보는 이들은 현재 인구나 경기 전망 등을 근거로 내세운다.

국토연구원 박헌주 토지연구실장은 “UN이 각국에 권고하는 적정 신규 공급물량은 인구 1000명당 10가구”라며 “우리나라 인구를 4500만명으로 봤을 때 45만가구는 공급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 김선덕 연구위원도 “올해보다 경기 전망이 불투명했던 지난해 40만가구가 공급됐다”며 “올해는 경제 지표가 지난해보다 나아지고 있기 때문에 46만∼47만가구가 적정 물량”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공급을 줄여야 한다고 말하는 전문가들은 실수요자들의 구매력 감소를 지적한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재룡 수석연구위원은 “연평균 가구증가율과 주택멸실률, 내집마련 실수요자층의 구매력 등을 감안할 때 올해 공급물량은 30만가구가 적당하다”면서 “정부의 50만가구 공급 목표는 시급히 축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 부연구위원도 “현재는 내집마련 실수요층의 구매력이 떨어진 상태고 주택재고도 언제든 집을 살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상태”라며 “적정물량은 30만가구이고 경기가 하반기에 호전되더라도 40만가구를 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증권도 최근 보고서에서 “연평균 가구증가수 주택멸실률, 전세가구수 등을 합쳐도 신규 수요는 35만가구에 불과하고 정부가 획기적인 수요 촉진책을 펼치면서 추가 수요가 생긴다면 42만가구 정도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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