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황규빈 美텔레비디오 회장

  • 입력 2000년 4월 30일 19시 37분


“한국의 벤처기업은 경영 인프라만 제대로 갖춘다면 세계 무대에서도 싸워 이길 수 있습니다.”

75년 단돈 9000달러로 미국 새너제이에서 게임용 모니터를 생산하는 텔레비디오를 설립, 83년 한국계 기업으로는 최초로 나스닥에 상장시켰던 황규빈(黃珪彬·64)회장.

한때 미국 400대 부자에도 들 정도로 벤처기업가로 성공한 황회장은 4월28일 내한, 과일에서 뽑은 재료로 콜레스테롤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한 생명공학 회사 ‘바이오 맥스’의 지분 15%를 100만달러에 인수했다.

황회장은 “이번 방한에서 몇몇 벤처기업과 투자, 합작에 관해 깊이 있는 얘기를 나눴다”며 “앞으로도 기술력 있는 회사에는 금액 규모에 구애받지 않고 대대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황회장은 최근의 벤처열풍에 대해 “한국이 벤처기업을 제외하고는 기술력과 자금 등에서 선진국보다 경쟁력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분야가 없다. 아이디어 하나로 버틸 수 있는 벤처기업만이 경쟁력이 있다”며 “세계적으로 뚜렷한 리더가 없는 네트워크와 인터넷에서 한국 벤처기업의 기술력이 좋기 때문에 상품만 잘 만들면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황회장은 벤처투자 과열현상에 대해서도 말을 잊지 않았다. “투자자들이 사전에 기업에 대해 면밀한 검토도 하지 않고 무작정 투자해 온 것이 최근 코스닥시장이 흔들리는 주된 이유다.

그러나 벤처기업은 이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투자자의 이익증대를 위해 일해야 한다.”

황회장은 “3월 북한에 들어갔을 때 고위관계자로부터 한국 컴퓨터 회사가 북한에 생산공장을 세울 수 있도록 주선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며 “북한도 정보화시대에 뒤지지 않도록 통신시장 개방을 깊이 고민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호성기자> 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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