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불안심리 진정되며 채권금리 큰폭 하락

  • 입력 2000년 4월 28일 17시 09분


채권금리가 큰폭으로 하락하며 회사채수익률이 다시 한자릿수로 내려섰다. 불안심리가 진정되고 시장심리가 호전됨에 따라 유동성이 풍부한 은행들이 채권매수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안요인이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닌데다 증시침체 및 회사채발행시장 위축으로 직접금융을 통해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기업들이 은행대출을 크게 늘리면서 대기업 대출금리가 큰폭으로 오르고 있어 채권금리의 추가하락은 제한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28일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전일보다 0.05%포인트 내린 8.92%, 3년만기 회사채수익률은 0.07%포인트 하락한 9.94%로 각각 마감됐다.

정부와 현대그룹이 현대투신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면서 현대그룹에 대한 우려가 완화된데다 산업생산증가율이 둔화되고 4월 소비자물가가 전월보다 하락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등 펀더멘탈(경제기초여건)도 금리에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증시에서 이탈한 자금이 몰려들어 자금사정이 좋은 은행들이 장단기채권을 적극적으로 사들였으며 일부 우량한 투신사와 보험사들이 이에 가세해 오랫만에 매수세가 매도세를 압도했다.

그러나 오늘 채권금리가 한꺼번에 많이 빠져 금리가 더 하락하더라도 낙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장참가자들이 많다.

우선 현대문제가 수습돼가고 있지만 투신사 등 금융기관 구조조정 과정에서 물량부담이 기다리고 있다. 또한 증시침체와 회사채시장 위축으로 직접조달이 어려워지자 대기업들이 은행대출을 크게 늘림에 따라 대출금리가 대기업을 중심으로 대폭 오르는 것도 채권금리 하락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의 한 채권운용담당자는 "내주초에 채권금리가 단기바닥을 찍을 가능성이 있다"며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 기준 8.90%이하로 떨어지면 매물이 대거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민병복 <동아닷컴 기자> bb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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