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한일戰]“투지에 졌다” 日언론들 ‘채찍질’

  • 입력 2000년 4월 27일 19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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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스포츠 한일전에서 한국만큼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는다. 그러나 26일 축구 국가대표팀 간의 경기결과에 대해서는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27일자 일본 신문들은 ‘또 무득점, 일본 쓴잔’ ‘한국 1발에 일본 가라앉다’ 등의 제목으로 경기결과를 전했다. 어느 신문에도 ‘아쉽지만 잘했다’는 평가는 없었다. 한 신문은 하석주의 결승골을 ‘동생에게 보여준 형님의 힘’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일본 언론들은 무엇보다도 일본이 한국의 투지에 졌다고 평가했다. 마이니치신문은 “개인의 기술과 조직력은 일본이 한수 위다. 그러나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J리그에서 한국처럼 정신력으로 싸우는 스타일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이나모토, 마쓰다 등 일한전을 모르는 젊은 세대에게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번 경기에 출전했던 16명의 선수 전원을 10점 만점으로 평가했다. 6점 이상이 합격점. 골키퍼 나라자키(6.5점)와 미드필더 이나모토(6.0점)를 제외하고는 전원이 낙제점이었다.

트루시에 감독의 용병술이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트루시에 감독은 요미우리신문 평가에서 4.5점으로 최저점을 받았다. 선수교체가 너무 늦었고 나카타에게만 의지하는 전술을 고집했다는 것. 그러나 일본축구협회는 한일전 결과는 그의 감독계약 경신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최소한 올림픽 때까지는 계속 사령탑을 맡길 가능성이 크다.

아사히신문은 처음 시도된 한일공동응원단에도 초점을 맞췄다. 신문은 “양국의 응원단이 격렬하게 응원전을 펼치는 경기장 일각에서 한일공동응원단은 우호 무드로 달아올랐다”고 전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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