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오월 정신병동' 내달 출간

  • 입력 2000년 4월 24일 23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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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충격으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피해자와 가족들의 ‘20년 상흔’을 기록한 책이 발간된다.

5·18기념재단 진실조사위원회는 5·18 당시 계엄군에 의해 구타나 고문을 당했거나 수형생활 등으로 정신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피해자들의 실상을 기록한 ‘부서진 풍경-오월 정신병동’(가제)을 다음달 10일 출간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이 위원회는 정신병원에 입원,치료중이거나 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는 120여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여 이 가운데 32명에 대한 보고서를 우선 출간하기로 했다.

350쪽 분량의 이 책에는 피해자들이 겪었던 당시 상황과 이후 투병생활, 현재 생활상과 가족들의 아픔 등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주목을 끌고 있는 피해자는 S씨(40).

그는 80년 당시 고교 3학년으로 금남로 시위에 참가했다가 공수부대원이 휘두른 곤봉에 머리를 맞아 부상을 입은 뒤 이듬해 A대학 의대에 진학했으나 정신착란 증세를 일으켜 흉기로 자신의 오른팔을 찌르는 등 자해를 해 정신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다.

이후 S씨는 현재까지도 정상적인 시회생활을 못한 채 그날의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5·18기념재단 김선미(金善美)간사는 “지난 1년간 피해자들의 병원기록과 가족 및 주변 취재 등 조사를 벌인 뒤 2차례 실사를 통해 확인된 내용만 수록했다”며 “이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그날의 진실을 전하기위해 이 책을 펴내게 됐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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