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용병 배스 해태의 희망

  • 입력 2000년 4월 21일 13시 42분


“선수도 없고 용병도 다른 팀에 밀린다”며 푸념하던 해태 김응룡감독이 모처럼 이맛살을 폈다.

잔뜩 찌푸린 김감독의 얼굴을 펴게 만든 주인공은 ‘대체 용병’ 제이슨 배스(26).

먼저 뽑아놨던 에디 피어슨과 호세 말레이브를 불성실한 훈련 태도와 기량 미달로 ‘조기해고’한 해태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어렵게 물색해 한국에 데려온 외국인 선수다.

6일 입국, 12일 SK전부터 경기에 출전한 배스가 김감독에게 1100승을 선물했다.

20일 두산과의 광주 연속경기 1차전.

3번 타자 겸 좌익수로 나선 배스는 0-1로 뒤진 3회 무사 만루에서 2타점짜리 역전 2루타를 친 것을 시작으로 5회와 6회 연속 투런홈런, 9회 단타 등 ‘불꽃타격’으로 팀의 13-3 대승을 이끌어냈다. 4타수 4안타 2홈런 7타점으로 팀 득점의 절반을 혼자 만들어냈다.

1m91, 96㎏의 우람한 체격을 자랑하는 배스는 지난해 시애틀 매리너스 더블A 뉴헤븐과 멕시칸리그에서 뛰며 타율 0.260과 34홈런 104타점을 기록한 왼손타자. 배스가 메이저리그 출신인 아르키메데즈 포조와 함께 중심타선에서 제 구실을 해줄 경우 장타력 부재에 허덕이는 해태로선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98년 6월7일 광주 삼성전에서 최초로 1000승을 달성한 김감독은 이날 1승을 추가, 꼭 1100승을 채웠다. 김감독은 이날 “선수들이 잘해줘서 유니폼을 오래 입다보니 1100승이 됐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앞으로 몇 승까지 하겠느냐는 물음에는 “할아버지 보고 몇 살까지 살겠느냐는 질문과 같다”며 웃음.

연속경기 2차전에선 두산이 10-2로 이겨 양팀이 1승씩을 나눠 가졌다.

잠실에선 2연패에 빠졌던 LG가 3-1로 힘겹게 승리. LG는 1-1로 맞선 6회말 1사 2루에서 2번 유지현이 1타점짜리 가운데 안타로 결승타를 날렸다.

홈 2연패의 현대 역시 한화에 12-2로 ‘앙갚음’했다. 올해부터 투수에서 다시 타자로 복귀, 중심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심재학은 이날도 5타수 2안타 4타점으로 타자체질임을 증명했다.

SK는 인천에서 초반 4점차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삼성에 7-10으로 역전패, 6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반면 원정 3연전을 ‘싹쓸이’한 삼성은 11승2패로 드림리그 단독선두를 굳게 지켰다. 삼성은 또 이날 3개의 홈런을 추가, 프로야구 사상 첫 팀통산 2000홈런의 금자탑을 쌓았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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