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북스]'간디리더십'/ 진정한 리더십 어디서?

  • 입력 2000년 4월 14일 19시 42분


▼간디리더십 (케샤반 나이르 지음, 씨앗을 뿌리는 사람)

정말 믿고 우러러 볼만한 리더를 갖는다는 것은 대단한 축복이며 행운이다. 지금 우리 사회엔 자칭 용(龍)들은 우글우글하나 진정한 리더십을 갖춘 리더는 희귀하다.

지금 국민 모두가 “그분 말씀이라면”하고 귀를 기울이고 승복할 사람이 과연 있는가. 무척 답답하고 불행한 일이다. ‘간디리더십’을 읽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간디가 누구인지 새삼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깡마르고 자그마한 몸집에 아무 것도 안 가진 간디는 수억명의 인도인을 생각대로 이끌었다. 비폭력운동을 내걸고 당시 세계 최강의 대영제국을 상대로 싸워 이겼다. 서두르지도 않았지만 중도에서 지치지도 않았다. 높은 이상을 향해 한결같은 발걸음이었다.

간디의 리더십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현실적인 권력도, 충성스런 가신도, 방대한 산하조직도 없었지만 막강한 힘과 영향력을 발휘했다.

‘간디리더십’은 인도 출신의 경영 컨설턴트가 쓴 간디 연구서다. 간디의 리더십에 초점을 맞춰 경영학적 접근을 했다. 진정한 리더십은 어떻게 생기고 유지되는가를 설명해준다.

도덕적 바탕 없이는 리더십은 결코 오래가지 못하며 리더는 끊임없는 자기성찰과 일관된 실천을 통해서만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간디의 생애는 고비마다 어려운 결단의 연속이었다. 이 책은 그때마다 어떤 생각으로 어떤 결정을 했고 결과는 어떠했는가를 통해 간디의 위대한 리더십이 형성되어 가는 과정을 알려준다. 리더십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씩 쌓아가는 것이다.

간디에게서 천부적인 리더십의 자질을 발견할 수 있다. 도덕적 용기와 결의는 물론 결단력과 신중함을 같이 갖추었다. 더 훌륭한 것은 부단한 자기반성을 통해 당초의 열정과 에너지를 유지하고 여러 사람들을 설득하여 함께 끌고간 점이다.

독선에 빠지거나 눈앞의 목표 때문에 원칙을 저버리는 일이 없었다. 성취에 자만하여 힘을 남용하지 않고 항상 더 나은 목표를 향해 꾸준히 정진했다. 조국과 인류에 대한 사랑과 봉사를 한결같이 실천했는데 결국 그 때문에 동포에 의해 암살된다. 전 생애가 너무나 투명하여 말과 행동, 원칙과 실천, 공과 사가 완전히 일치됨을 보여준다.

책은 딱딱한 이론보다 쉽고 친근한 실화와 이야기를 통해 리더십의 본질을 파헤쳤다. 간디의 비폭력 무저항 운동이 많은 공감을 받아 힘을 얻어 가는 과정은 한국의 시민운동과 관련하여 특히 흥미롭다.

(삼성경제연구소장)

<정은령기자>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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