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이승엽 홈런 시동…SK전 130m 투런

  • 입력 2000년 4월 7일 23시 33분


5일 SK와의 개막전이 끝난 뒤 삼성 이승엽(24)은 휴대전화를 꺼놨다.

이승엽이 휴대전화를 아예 꺼버리는 경우는 기분이 아주 안 좋거나 피곤할 때다. 그만큼 개막전 경기는 마음에 안 들었다. “나 때문에 졌다”고 말할 정도.

개막전에서 그의 타격성적은 4타수 무안타.

많은 사람들이 이승엽을 천부적인 타자라고 하지만 그는 99% ‘노력파’. 지독히도 남에게 지기 싫어한다. 5일에도 SK의 고졸신인 이승호에게 당했다는 사실이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개막전에서 패한 뒤 숙소로 돌아간 이승엽은 연락을 끊고 초저녁 일찌감치 잠자리에 든 뒤 다음날 늦게까지 무려 12시간을 잤다.

두번째 게임인 6일 SK전에서도 이승엽은 4타수 1안타에 그쳤다. SK와의 3연전 마지막 게임이 열린 7일 대구구장. 두 타석에서 범타에 그쳤던 이승엽은 3-0으로 앞선 5회 1사 2루에서 SK 권명철의 6구째 바깥쪽 낮은 체인지업을 끌어당겨 밀레니엄 첫 홈런을 장식했다. 올시즌 12타석 11타수만에 터진 130m짜리 장쾌한 우월 장외 2점홈런.

지난해 5경기째에 첫 홈런을 날린 이승엽은 올해 3경기째만에 마수걸이 대포를 쏘아올려 시즌 전망을 한층 밝게 했다. 이승엽의 홈런과 선발 박동희의 6년6개월여 만의 완봉승이 어우러진 삼성이 5-0으로 승리.

잠실에서 두산은 해태를 11-3으로 누르고 개막 3연승을 달렸고 사직에서 LG 역시 롯데와 엎치락 뒤치락 승부를 거듭한 끝에 7-6으로 재역전승, 원정 3연전을 ‘싹쓸이’했다.

개막전에서 한화를 상대로 10발의 아치를 몰아치며 17점을 뽑은 현대는 또다시 8홈런 17득점의 무서운 파괴력을 과시. 현대의 톰 퀸란은 용병 최초의 3연타석 홈런까지 작성하며 홈런부문 단독선두(6개)에 올랐다. 17-13으로 현대 승리.

<김상수기자·대전〓전창기자> ssoo@donga.com

▽해태 3-11 두산

▽LG 7-6 롯데

▽SK 0-5 삼성

▽현대 17-13 한화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