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뚜껑 열자마자 줄대포-승리투 자랑

  • 입력 2000년 4월 6일 19시 44분


삼성 새내기 용병 프랑코
삼성 새내기 용병 프랑코
“이거 장난이 아니네.”

프로야구에는 외국인 선수와 관련된 ‘속설’이 있다.

바로 용병 원년인 98년부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출신치고 재계약에 성공한 선수는 단 한명도 없다는 것.

첫 해에 42홈런 신기록을 세우며 ‘코리안 드림’을 일궜던 두산 ‘흑곰’ 타이론 우즈는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뛴 것이 자신의 최고 수준. 선수생활의 대부분을 더블A에서 보냈다.

지난해 한화의 우승주역으로 외국인 선수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45홈런)한 다니엘 로마이어와 용병 첫 ‘30홈런-30도루’의 제이 데이비스도 트리플A 출신. ‘거물’ 펠릭스 호세의 ‘말동무’나 시키려고 시즌중 도미니카에서 데려왔지만 롯데의 에이스로 성장한 에밀리아노 기론은 더블A가 고작이다.

그러나 올해는 개막전 뚜껑을 열어본 결과 메이저리그 출신 새내기 용병들의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어 야구팬들의 흥미를 더하고 있다.

5일 한화전에서 3홈런 6타점의 맹타를 터뜨리며 ‘개막전의 영웅’이 된 현대의 토머스 퀸란은 92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를 끼고 있는 베테랑. 힘은 장사지만 타격의 정교함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 6번 타자로 기용됐지만 이날 수훈으로 중심타선 진입이 확실시된다.

메이저리그 10년 경력의 에디 윌리엄스도 첫날 세번째 타석까지는 범타로 물러났지만 이후 연타석 홈런을 때려내며 입국 당시 공언했던 60홈런을 향한 상큼한 스타트를 끊었다.

91년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최우수선수와 92년 내셔널리그 타격왕 출신으로 역대 용병선수중 가장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삼성 훌리오 프랑코도 39세의 나이를 무색케 하는 배트 스피드로 대구팬들의 찬사를 받았다. 모두 단타였지만 3안타 볼넷 1개로 100%의 출루율.

LG도 모처럼 메이저리거 ‘농사’에 성공한 경우. 4번 짐 테이텀이 홈런 2개를 포함해 3안타 4타점에 볼넷 2개를 얻었고 선발 해리거는 7회 1사까지 6안타 3실점으로 호투하며 올 시즌 용병 첫 승의 주인공이 됐다.

올 시즌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등록한 외국인선수 16명중 메이저리그 출신은 절반에 해당하는 8명. 과연 올해는 이들 메이저리그 출신 거물 선수의 징크스가 깨질 수 있을 것인가. 프로야구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임에 분명하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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