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서울 가락시영 재건축아파트,현대―삼성 공동수주

  • 입력 2000년 4월 6일 08시 58분


단일 단지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 공사를 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로 구성된 현대컨소시엄 및 삼성물산 주택부문이 공동 수주함에 따라 그 수익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추가정산금 조합비리 등 재건축사업의 문제점이 드러난 상황에서 현대와 삼성측이 제시한 조건이 입주 때까지 지켜진다면 모르겠지만 대부분은 공사과정에서 수익성이 악화돼 일반 투자자들의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

현대와 삼성측은 “이번 사업만큼은 모든 조합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도록 전 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사업기간과 용적률 등 수익성을 좌우하는 변수에 따라 투자자와 조합원의 수익도 결정될 전망이다.

▽사업규모 얼마나 되나〓가락 시영아파트는 사업비만 1조3000억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재건축 사업지. 현재의 6600가구가 24∼74평형 7588가구로 변신한다.

사업규모가 큰 만큼 업체들의 수주전도 치열해 잡음도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단지 규모가 워낙 큰데다 현대와 삼성 모두 다른 곳에서도 재건축 사업을 벌이고 있어 결국 사업을 둘로 나누는 ‘신사협정’을 맺은 것. 가락시영 재건축추진위원회도 양측의 협정을 받아들여 조합원 90.2%의 찬성으로 공동 재건축을 확정했다.

전체 공사 가운데 60%는 현대컨소시엄이 맡고 나머지 40%를 삼성물산 주택부문이 맡는다. 아파트 재건축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현대와 삼성이 손을 잡기는 이번이 처음.

시공사가 선정됨에 따라 재건축 사업이 어려운 관문 하나는 넘어섰지만 아직 사업승인 등의 절차가 남아 있어 세부 사업일정이 나오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조합과 시공사측은 내년 중 이주 및 철거에 들어가 2002년 조합원분을 제외한 980여가구를 일반분양할 계획.

▽투자성 분석〓이번 사업은 최종 사업수익을 토대로 조합원의 추가부담을 결정하는 도급제로 이뤄지기 때문에 미리 사업의 수익성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최근 건설교통부가 재건축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잇따라 마련하면서 사업 안정성이 높아져 투자가치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총 투입비용은 ‘아파트매입가+금융비용+추가부담’. 15평형에 살고 있는 조합원이 53평형에 입주한다고 가정해 보자.

현재 이 아파트 15평형의 시세는 1억7000만원 가량. 여기에서 무이자 이주비 7000만원을 빼면 1억원의 돈이 묶이는 셈이다. 2005년경 입주 예정이므로 4년간의 이자를 연리 10%로 계산하면 4000만원 가량의 금융비용이 발생한다. 여기에 총 추가부담금 3억3000만원 중 사업초기에 지불하는 계약금과 중도금의 금융비용까지 감안하면 금융비용 총액은 5000만원 정도. 이같은 계산법에 따른 총 투입비용은 약 5억5000만원이 된다.

새 아파트라는 점과 고급 마감재가 설치된다는 장점 때문에 입주시점 아파트 가격이 6억원까지 오른다고 보면 수익은 5000만원 안팎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하지만 공사비가 인상되거나 용적률이 떨어질 경우 수익폭은 이보다 줄어들 수도 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