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죽음의아멘코너' 누가 무사히…

  • 입력 2000년 4월 5일 19시 54분


‘아멘 코너’에서 과연 누가 승리의 기도를 올릴 수 있을까.

6일 밤(한국 시간) 개막하는 새 천년 첫 메이저골프대회인 마스터스가 열리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내셔널GC(파72·6985야드).

1930년 보비 존스와 앨리스터 매키지가 설계한 최고의 명문 코스로 골퍼라면 누구나 한번쯤 밟고 싶어하는 ‘꿈의 무대’다.

하지만 좁다란 페어웨이, 억센 러프, 이곳 저곳에 도사리고 있는 해저드와 벙커, 대리석 같은 그린 등으로 섣부른 도전을 불허한다. 오죽하면 ‘오거스타의 지신(地神)’이 우승자를 점지한다는 얘기까지 있을까.

특히 올해는 러프를 3.8㎝로 지난해 보다 길게 조성했고 페어웨이는 25∼30야드로 좁혀 골퍼들은 더욱 애를 먹을 전망이다.

이중 ‘아멘 코너’라 불리는 11, 12, 13번 홀은 특히 ‘악명’을 떨쳐왔다.

58년 한 스포츠 기자가 붙인 별칭으로 워낙 난이도가 높아 대회 때마다 이 세 홀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이번에도 ‘그린 재킷’의 향방을 결정지을 승부홀로 꼽힌다.

▽11번홀(파4·455야드)

페어웨이가 넓어 티샷에는 어려움이 없으나 세컨드샷 지점이 스코어를 가름한다. 페어웨이 오른쪽에 공을 떨어뜨려야 그린 공략이 편한 것. 그린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흐르는데 끝은 연못이다. 핀은 항상 연못 근처에 꼽혀 샷이 조금만 삐끗하면 여지없이 ‘퐁당’.

▽12번홀(파3·155야드)

‘골든벨’이라는 애칭을 지닌 이 홀에서는 변화무쌍한 바람의 영향으로 아이언 선택에 애를 먹는다. 그린이 뒤에서 앞으로 경사를 이루고 있는 데다 그린 앞에는 ‘래즈 크릭’이라는 시내가 흐르고 있어 ‘설상가상’이다. 80년 톰 와이스코프는 무려 13타만에 홀아웃한 적도 있다. 티샷을 그린 앞 벙커 너머에 떨구는 게 최상책으로 꼽힌다. 지난해 대회 때 이 홀의 평균 타수는 3.306타.

▽13번홀(파5·485야드)

파5홀 치고는 짧은 편이지만 왼쪽으로 휘어진 도그레그홀. 페어웨이 왼편을 끼고 그린 앞까지 개울이 흐르고 그린 뒤에는 벙커 4개가 입을 벌리고 있어 곳곳이 ‘지뢰’. 장타자는 미들아이언으로 2온이 가능하지만 자칫 무리하게 세컨드샷을 하면 오히려 화를 부른다. 97년 대회 때 존 휴스턴은 2라운드까지 공동 선두를 달리다 이 홀에서 과욕을 부려 2온을 노리다 더블파를 저지르는 바람에 우승권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마스터스 이모저모▼

▽노먼 불운 씻을지 관심

○…‘백상어’ 그레그 노먼(44·호주)이 이번에는 ‘마스터스의 한’을 풀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 집중. 올해로 이 대회에 20번째 출전하는 그는 15번 컷오프를 통과해 3번이나 다 잡았던 ‘그린재킷’을 놓쳤었다. 노먼은 3라운드까지 선두를 질주한 86년 대회에서 ‘골프황제’ 잭 니클로스가 마지막 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몰아치는 바람에 1타차로 역전패, 니클로스에게 역대 ‘최연장자(46년 2개월23일) 우승’의 영광을 헌납했다. 87년엔 래리 마이즈가 연장 두번째 홀에서 40m짜리 칩샷을 홀인시키는 바람에 2년 연속 정상문턱에서 주저앉았다. 또 96년엔 6타차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최종 라운드에서 닉 팔도에게 5타차로 통한의 역전패를 당하기도 했다. 지난해 대회에선 ‘한물 갔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3라운드에서 1타차의 단독 2위를 달리다 결국 단독 3위로 마친 바 있다.

▽"우즈 석권땐 1500만달러"

○…영국의 ‘윌리엄 힐’이라는 마권업체는 타이거 우즈(미국)가 올 시즌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경우 1500만달러를 지불하겠다고 선언.

이 업체는 우즈의 올 마스터스 우승과 그랜드슬램 확률을 각각 9 대 4와 33 대 1로 예상.

한편 미국의 한 인터넷 경매 사이트(Ultimatebid.com)가 14일까지 실시하는 ‘우즈와의 동반 라운딩’ 경매가는 1만6000달러까지 호가. 한국에서는 다하미커뮤니케이션즈(dahami.co.kr)를 통해 응찰할 수 있다.

▽김성윤 죌러와 같은 조

○…‘무서운 아마’ 김성윤(17·안양신성고)은 6일 오후 9시48분(한국시간) 79년 대회 우승자 퍼지 죌러, 노타 비게이3세(이상 미국)와 같은 조로 대망의 첫 티샷을 날릴 예정. 한편 지난해 US아마챔피언십 결승에서 김성윤을 꺾고 우승한 데이비드 고셋(미국)은 관례대로 지난해 챔피언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스페인), 마이크 웨어(캐나다)와 본선진출을 다투게 됐다.

<안영식기자·오거스타외신종합> 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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